‘작은 거인’ 이다연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우승 트로피를 2년 만에 되찾았다.
이다연은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미국·유럽 코스(파72·6813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세계랭킹 4위 이민지(호주)와 동타를 이룬 뒤 2차까지 가는 연장 접전 끝에 승리해 개인 통산 9승째를 달성하며 우승 상금 2억7000만원을 거머쥐었다.
이다연은 2년 전인 지난 2023년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KLPGA 투어 통산 8승째를 거둔 바 있다. 당시에도 이민지와 연장 승부를 벌였고, 승리했다. 이후 2년 동안 우승 트로피를 추가하지 못 하다 다시 한 번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의 여왕이 됐다. 아울러 지난 2019년 우승한 한국여자오픈까지 묶어 베어즈베스트 청라에서만 3승을 거두는 특별한 인연도 이어갔다.
이다연은 박혜준에 3타 뒤진 2위로 4라운드를 출발했다. 최종 라운드에 나선 박혜준이 3번 홀(파4)에서 더블 보기를 범하는 등 흔들리는 사이 타수를 줄여 격차를 좁혀나갔다. 14번 홀(파3)에서 티샷을 홀컵 2m 옆으로 붙여 버디를 낚았고, 이어진 15번 홀(파5)에서도 한 타를 줄여 중간 선두 유현조를 제치고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경기 막바지엔 앞 조의 이민지와 2파전 구도를 형성했다. 이민지가 17번 홀(파5)과 18번 홀(파4)에서 잇달아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약진하는 동안 이다연도 17번 홀 버디로 맞불을 놓은 뒤 마지막 홀을 파로 지켜내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 홀에서 열린 첫 번째 연장전에서 함께 나란히 파를 기록한 두 선수의 운명은 같은 홀에서 재개한 두 번째 연장전에서 엇갈렸다. 투온에 성공한 이다연이 4m 버디 퍼트를 놓쳐 파를 적어낸 반면, 이민지는 스리온에 이은 2m 파 퍼트가 빗나가 보기를 기록했다.
준우승자 이민지는 연장전 징크스에 또 한 번 발목이 잡혔다. 그는 지난 2021년 송가은, 2023년 이다연과 각각 연장에서 만나 패했고, 이번에 또 한 번 이다연과의 연장 승부에서 웃지 못 했다.
1~3라운드 선두 박혜준은 3타를 잃어 유현조와 함께 공동 3위(6언더파 282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성유진이 5위(5언더파 283타), 이동은과 이재윤이 공동 6위(3언더파 285타)를 기록했다. 박현경과 박민지는 각각 8위(2언더파 286타)와 9위(1언더파 287타)다.
시즌 3승의 이예원은 공동 14위(2오버파 290타)로 부진했고 다승 공동 선두 방신실도 공동 24위(4오버파 292타)로 주춤했다. 세계랭킹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공동 44위(8오버파 296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