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비전 대항' 러 인터비전서 베트남 가수 우승
미국 가수 막판 불참…푸틴 지시로 17년 만에 부활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유럽의 팝 경연대회 유로비전에 대항하는 러시아의 국제 대중음악 경연대회 '인터비전'에서 베트남 가수가 우승했다.
21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러시아 모스크바 라이브 아레나에서 열린 인터비전에서 베트남 대표로 출전한 가수 죽 푹이가 '푸 종 천왕'이라는 곡으로 국제 심사위원단으로부터 가장 높은 422점을 받았다.
2위는 373점을 획득한 키르기스스탄의 노마드 트리오가, 3위는 369점을 얻은 카타르의 다나 알미어가 각각 차지했다. 유로비전과 달리 인터비전은 대중 투표를 허용하지 않는다.
러시아 국영방송 페르비카날(채널1)로 3시간30분 동안 생중계된 이번 대회에서는 중국, 인도, 브라질, 아랍에미리트(UAE), 쿠바, 베네수엘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에티오피아, 케냐 등 23개국 출신 가수들이 3천만 루블(약 5억원)의 우승 상금을 놓고 경쟁했다.
러시아 주최 측은 성명에서 미국 대표로 출전 예정이던 호주 출신 가수 '바시'가 "호주 정부의 전례 없는 압박으로 마지막 순간에 참가를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미국 대표로 출전하려던 브랜든 하워드도 결선 3일 전까지 공연을 준비했으나 "예상치 못한 가족 사정"을 이유로 불참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하워드는 팝 황제 마이클 잭슨의 숨겨진 아들일 수도 있다는 소문을 몰고 다니는 가수다.
인터비전은 냉전시기 동유럽을 중심으로 열렸던 국제 대중음악 대회다. 1980년 이후 폐지됐다가 2008년 한 차례 개최된 바 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로비전에서 퇴출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지시로 17년 만에 부활했다. 주최 측은 내년 인터비전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된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영상 메시지에서 "전통적 가치와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이 대회의 근본정신"이라며 참가자들에게 행운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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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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