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울월드컵경기장, 정승우 기자] "서두르지 않았다. 상대가 나오길 기다리자고 했다. 그 부분이 잘 먹혀들었다."
FC서울은 2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K리그1 30라운드에서 광주FC를 3-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서울은 승점 43점(5위)으로 뛰어올랐고, 광주는 승점 41점으로 6위에 머물렀다.
팽팽했던 균형은 후반에 깨졌다. 후반 23분 김진수의 프리킥이 흘러나오자 둑스가 강력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후 후반 34분 김진수의 정확한 코너킥을 이승모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추가골을 기록했다. 불과 4분 뒤엔 김진수가 전방으로 찔러준 패스를 문선민이 받아 조영욱과 주고받은 뒤 직접 마무리하며 3-0 스코어를 완성했다.
이날 경기의 숨은 주인공은 김진수였다. 세 골 모두 김진수의 킥이나 패스에서 시작되며 공격 전개의 중심 역할을 했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서울은 최근 불안했던 흐름을 끊고 상위권 추격을 이어가게 됐다. 반면 광주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뼈아픈 패배를 떠안았다.
경기 종료 후 김기동 서울 감독은 "근래 몇 경기 승리하지 못하면서 선수들이 자신감도 떨어지고 침체된 분위기도 있었다. 준비한 부분 잘 이뤄지면서 득점이 나왔다. 한 경기 이겼다고 생각한다. 갈길이 멀다. 선수들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은 경기였다"라고 전했다.
늘 문전 집중력 저하에 시달렸던 서울은 이번 경기 무려 3골을 넣으면서 완승했다. 김 감독은 "서두르지 않았다. 상대가 내려섰어도 조급하지 않게 달려들지 않아 수비를 끌어내려 노력했다. 선수들에게 '경기는 휘슬이 울릴 때까지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상대가 공간을 벌렸을 때 들어가자고 이야기했다. (조)영욱이와 (문)선민이가 잘 파고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몇 경기 너무 많은 실점이 있었고 감독으로서 경험하지 못한 실점이었다. 그동안 선수들도 많이 위축됐다. 오늘은 실점에 대해 선수들과 많이 이야기했다. 실점하지 않으면 이길 수 있는 팀이다. 상대가 잘해서 실점하기보다 우리의 실수로 실점을 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우리 실수만 줄이자고 이야기했고, 그 부분이 잘 됐다. 마지막에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실점할 수 있는 장면도 있었으나, 잘 버텨냈다"라고 전했다.
감독으로서 100번째 승리를 이룬 김기동 감독이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팬들의 야유였다. 김 감독은 "그럴 수 있다. 선수 시절에도 기록을 써왔다. 열심히 하다 보니 그런 상황이 왔다. 늘,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니 감독으로서 100승을 달성했다. 이런 부분을 발판삼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김진수의 맹활약에 힘입은 승리였다. 김 감독은 "(김)진수는 늘 팀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는 선수다. 강원전 페널티 킥 준 것이 내심 미안한 모양이었다. 저에게 100승이라는 선물도 주고, 팀의 반등을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여전히 팬들의 민심은 좋지 않다. 김 감독은 "그런 부분에 대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감독이라는 자리는 고독하고 어렵다. 해야 할 일들을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부분이 팬분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 서울만 생각하며 달리고 있다. 과거 98%가 축구고 1%가 가정이고 1%가 골프라는 이야기를 했다. 지금은 서울을 위해 정말 뼈를 갈아넣고 있다. 서울이 우승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서울을 향한 진심을 이야기했다.
린가드가 빠진 2경기에서 승리한 서울이다. 안데르손의 활약이 더 좋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김 감독은 "오늘도 사실 제시와 많은 이야기를 했다. 출전 시간이 많다 보니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뺐다. 후반전 투입을 계획했으나, 경기 흐름이 좋아 굳이 투입하지 않았다. 전북전은 기용할 계획이다. 주장으로서 너무 많은 일을 해내고 있다. 고맙다"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