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이콘매치’. FC스피어 박지성(44)이 후반 11분까지 뛰고 교체 아웃됐다. 아르센 벵거 감독, 호나우지뉴와 인사를 나눈 박지성은 벤치에 앉자마자 오른쪽 무릎에 얼음을 갖다 대는 아이싱을 했다.
‘무릎 느낌이 어떠냐’는 질문에 박지성은 “느낌은 내일”이라고 말끝을 흐리더니 “붓겠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마 한 2주 동안 또 절뚝절뚝 다녀야지”라고 말했다.
박지성은 ‘무릎’과 ‘태극마크’를 맞바꾼 남자라 불린다. 선수 시절 소속팀(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국가대표팀을 오가는 장거리 비행 탓에 좋지 않던 무릎 상태가 악화했다. 결국 두 차례 수술 끝에 33살(2014년)의 나이로 선수 생활을 접었다. 선수 시절 주사기로 무릎 관절에 찬 물을 빼고 뛰었던 그는 지금도 무릎이 붓곤 한다.
박지성은 지난해 유튜브 슛포러브에 출연해 “난 경기를 할 수가 없다. 뛸 수가 없다. 나도 현재 (무릎) 상태는 정확하게는 모른다”며 “무릎 수술을 2번 했고, 무릎에 무리가 가면 부어오르는데, 물이 찬다는 거다. 내 무릎이 ‘더 이상 쓰면 안돼’ ‘지금 왜 써’라고 반응을 표시하는 거다. 거의 운동도 안하고 조금 뛰면 바로 근육이 없다 보니 더 빠르게 나타내는 것일 뿐”이라고 꽤 심각한 무릎 상태를 전했다.
성치 않은 무릎 탓에 은퇴했던 빅지성은 지난해 10월 제1회 아이콘매치에 후반 40분에 교체로 들어가 5분간 뛰었다. 그가 그런 무릎으로 지난해 아이콘매치에서 페널티킥에 성공하자 관중석에선 그의 PSV 에인트호벤(네덜란드) 시절 응원가 ‘위송빠레’가 울려 퍼졌다. 그의 첫 프로팀인 교토 퍼플상가(일본) 팬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100만명이 넘는 팬들이 서명운동에 나서면서 올해 2회 아이콘매치가 열렸다. 박지성은 “팬들이 이 만큼 성원을 보내주셨는데 내가 뭔가 보여주는 게 맞지 않나 싶다. 90분 풀타임은 힘들겠지만 짧게는 20분, 길게는 30분을 뛰려고 몸을 만들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박지성은 팬들을 위해 1경기 뛰려고 1년째 훈련을 했다. 무릎 주변 근육을 키우고 볼 감각을 높이는 훈련을 꾸준히 했다.
이번 2회 대회 때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무릎 상태가 온전치 않은 상황에서도 여전히 응원해주는 팬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었다. 전반전 종료 후 박지성은 “나 (후반전) 10분 있다가 나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절뚝이며 계단을 내려 갔다. 박지성은 후반 11분까지 뛰고 팬들이 박수를 받으며 물러났다.
유튜브 슛포러브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는 박지성 별명(두개의 심장)에 빗대 이런 댓글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