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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조각의 거장, 전국광의 세계

중앙일보

2025.09.21 08:19 2025.09.2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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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광의 대표작 ‘적(積)’. 1979년 포천석으로 만들었다. [사진 서울시립미술관]
45세에 세상을 떠난 조각가 전국광(1945~90) 개인전이 24일부터 서울 남현동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열린다. ‘전국광: 쌓는 친구, 허무는 친구’로 대표 연작인 ‘적(積)’과 ‘매스의 내면’을 중심으로 석조각·목조각·금속조각·드로잉 등 100여점을 미술관 2층과 야외 정원에서 소개한다. 미공개 자필 원고, 수필, 시, 육성 녹음도 처음 공개된다.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난 전국광은 아버지의 부재 속에 고등학교를 마친 뒤 할아버지 주선으로 기념조각을 제작하던 먼 친척 박재소를 만난다. 일찌감치 조각 기술을 습득한 전국광은 한국 추상 조각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조각가 박석원(83), 1세대 여성 조각가 윤영자(1924~2016)의 작업 보조로 일하다가 1967년 홍익대 조각과에 입학한다.

작가로 활동한 20여 년 동안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공간미술대전 등에서 여러 차례 수상하고, 5회의 개인전과 30회의 그룹전에 참여하며 한국 추상 조각에 주목할 발자취를 남겼다. “나에게 가장 기분 언짢은 적은 바로 나이며 그의 적은 ‘Mass’이다. (중략) (나는 Mass와) 항시 충돌하며 싸우고 있으리라”라고 작업 노트에 썼듯, 돌과 브론즈의 물성과 부피를 초월하는 간결한 조형 언어가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를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 자신이 쌓아 올린 것을 허무는 자로 보고, ‘쌓는 친구, 허무는 친구’라는 제목을 내걸었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한국 현대 조각사의 층위를 확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2일까지. 무료.





권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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