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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주도의 브라질 前대통령 사면 추진에 대규모 반발 시위

연합뉴스

2025.09.2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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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하원, 의원 면책특권 개헌안도 가결…전국서 규탄 집회
야당주도의 브라질 前대통령 사면 추진에 대규모 반발 시위
여소야대 하원, 의원 면책특권 개헌안도 가결…전국서 규탄 집회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브라질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70) 전 대통령(2019∼2022년 재임) 쿠데타 모의 등 혐의 유죄 판결을 둘러싼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 하원에서 의원들에 대한 면책 특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사면 가능성을 높이는 법안을 통과시키자, 전국 각지에서 이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펼쳐졌다.
브라질 여당인 노동당은 21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비롯한 주요 소셜미디어에 "브라질 국민들이 오늘 전국 각지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와 쿠데타 음모자들의 사면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는 글과 함께 관련 사진과 동영상을 게시했다.
브라질 노동당에 따르면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를 비롯해 인구 최대 밀집 지역인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사우바도르, 벨렝 등 10개 도시에서는 의회를 비판하는 행진이 진행됐다.
앞서 여소야대 지형의 브라질 하원은 현역 의원들에 대한 형사소송이나 체포를 거의 불가능하게 만드는 헌법 개정안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및 그 측근들과 선거 불복 폭동자들을 사면할 수 있는 일련의 법안을 가결했다.
'열대의 트럼프' 또는 '남미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통령선거를 전후해 쿠데타를 일으켜 국가를 전복하려 한 죄 등으로 지난 11일 연방대법원에서 27년 3개월의 징역형을 받았다.
군 장교 출신인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은 최측근과 함께 2022년 10월 선거에서 승리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9) 현 대통령 암살을 계획하고 군부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3년 1월 8일 브라질리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선거 불복 폭동을 조장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대통령궁, 대법원 청사, 국회의사당을 쑥대밭으로 만든 1천명 넘는 폭도는 대부분 보우소나루 지지자였다고 현지 검찰은 판단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소속 정당인 자유당은 이와 관련해 의회 내 보수파를 포섭해 선거 불복 폭동 관련 전과자의 사면을 추진하는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에 부쳐 통과시켰다고 현지 언론 G1은 보도했다.
브라질 자유당은 엑스에 "하원의 결정은, 부당하게 박해받던 수많은 애국자의 자유를 위한 중요한 승리"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1960∼1980년대 군사 독재 시절 예술계 검열에 항거했던 저명한 싱어송라이터 카에타누 벨로주(83)와 지우베르투 지우(83) 전 문화부 장관도 동참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브라질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이슈와 관련해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인다.
지난 16일 발표된 다타폴랴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0%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수감에 찬성 의견을, 43%는 반대 의사를 각각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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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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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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