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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자합의 40주년…일본은행 전 총재 "제2 합의는 불가능"

연합뉴스

2025.09.2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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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니치신문 인터뷰…"40년 전과 달리 EU 20개국과 합의 실현할 수 없어"
플라자합의 40주년…일본은행 전 총재 "제2 합의는 불가능"
마이니치신문 인터뷰…"40년 전과 달리 EU 20개국과 합의 실현할 수 없어"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 등으로 전후 80년간 이어진 자유무역 체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강제로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제2의 플라자 합의'는 현실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에 앞장선 구로다 하루히코 전 일본은행 총재는 플라자 합의 40주년을 맞아 22일 마이니치신문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그런 합의는 이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구로다 전 총재는 "40년 전과 달리 이제는 유로화도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데 유로화는 유럽연합(EU) 20개국이 사용하지만 시장 개입 등 환율 정책은 각국이 결정한다"며 "EU 20개국과 합의는 실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환율 정책을 대신해 강경한 관세 정책 등을 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에 이어 무역적자 축소를 위해 달러화 가치 절하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제기돼온 데 대한 반응이다.
이런 관측은 트럼프의 경제 교사 격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스티븐 마이런 위원장이 쓴 보고서에 플라자합의처럼 교역 상대국을 압박해 달러화 가치를 절하하는 합의를 유도할 수 있다는 '마러라고 협정'이 언급된 데 따라 부각됐다.
플라자합의는 무역적자와 재정적자 등 쌍둥이 적자 해소를 노린 미국의 압박으로 1985년 9월 22일 뉴욕 플라자호텔에 모인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서독 등 선진 5개국(G5) 재무장관들이 합의한 대규모 달러화 매도 등 결정을 일컫는 말이다.
당시 합의 전 1달러당 240엔대였던 엔화 가치는 1987년 말께 120엔대로 급등했고 수출 기업들의 비명이 터져 나오자 일본 정부는 '엔고 불황'에 대응한다는 이유로 과도한 금융완화를 했다가 결국 자산 버블(거품)이 생겼다. 그 뒤 1990년 초 거품이 터지면서 일본 경제는 '잃어버린 30년'을 겪어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플라자합의 때 협상에 참여한 교텐 도요오 당시 대장성(현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은 "미국 보호주의 대두에 무언가 해야 한다는 인식은 정치권을 포함해 공유됐다"며 "다만 당시에는 엔화가 10∼15% 절상될 것을 상정했지만 엔고 진행이 멈추지 않았다"고 지지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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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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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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