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증오사건 신고 보고서 인종·성별 겨냥 사건 67% 차지 주거지·공공장소서 자주 발생 한인 위한 한국어 핫라인 운영
가주에서 인종과 성별 등을 겨냥한 증오 범죄와 증오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범죄와 사건이 공공장소에서 버젓이 일어나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개빈 뉴섬 주지사실은 18일 2024년 증오사건(hate incident) 신고 현황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총 1180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증오사건은 폭행 등 형사 범죄로 이어지지 않는 비응급 상황에서의 모욕, 욕설, 협박, 반달리즘 등을 의미한다. 지난해 사건은 LA카운티를 포함해 인구가 많은 10개 카운티 등 49개 카운티 전역에서 보고됐다.
가장 많은 유형은 인종이나 문화적 배경을 문제 삼은 경우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이어 성별·성정체성 관련 사건이 23%, 종교 13%, 장애 12%였다. 발생 장소를 보면 주거지가 31%로 가장 많았으며, 공공장소와 상업지구가 18%, 직장이 12%를 차지했다. 이는 일상생활 전반에서 증오 행태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증오범죄(hate crime)도 빠르게 늘고 있다. 증오범죄는 물리력 행사 등으로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가주 검찰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증오범죄가 5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2023년 대비 지난해에는 신고 건수가 2.7% 늘었고, 혐의 사건은 8.9%, 피해자는 8.2%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성별·성정체성을 문제 삼은 범죄가 12.3% 늘었고, 종교를 이유로 한 범죄도 3% 증가했다. 검찰은 증오범죄 증가에 따라 기소 건수도 함께 늘었다고 전했다.
주 정부는 피해자들이 언어 장벽이나 보복 우려로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뉴섬 주지사실 관계자는 “증오사건과 증오범죄는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라며 “정부는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니 주민 신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주 정부는 소수계 및 종교 단체 시설을 대상으로 보안 강화 보조금을 지급하고, 피해자 상담과 법률 서비스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가주 민권국(CRD)은 제보 전용 핫라인(888-866-4283,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과 웹사이트(CAvsHate.org)를 운영해 피해자와 목격자의 신고를 받고 있다. 남가주 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흥협회(AAAJ)도 한국어 핫라인(800-867-3640)을 운영하며 한인 피해자 지원에 나서고 있다.
주 정부 관계자는 “증오사건과 범죄는 공동체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라며 “피해 사실을 숨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