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오픈 골프 김씨, 고씨, 이씨가 경쟁해 김씨가 우승

21일 밤(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골프 드 생-놈-라-브르테슈(파71)에서 끝난 DP월드투어 프랑스 오픈에서 김씨와 고씨와 이씨가 우승 경쟁을 했다. 국적은 모두 달랐다.

미국 교포 마이클 김(32)이 최종일 5언더파 66타, 합계 16언더파로 우승했고, 프랑스 교포 고정원(27)이 한 타 차 공동 2위, 호주 교포 이민우(27)는 3타 차 공동 5위로 경기를 마쳤다.

마이클 김은 221야드의 긴 파3인 18번 홀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렸으나 4.8m 파퍼트를 넣어 우승을 차지했다. 마이클 김은 “마지막 퍼트가 홀로 떨어졌을 때 기절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사연이 있다. 2018년 PGA 투어 존 디어 클래식에서 6타 차로 압승한 직후 마이클 김은 ‘지옥’에 갔다. 여유가 생기자 그는 스윙교정을 시작했다. 그러자마자 급전직하했다. 25경기 연속 컷탈락하기도 했다. 돌아오려 했지만 길을 찾지 못했다.

“짐 퓨릭처럼 (괴상한) 스윙을 한다고 해도 공만 똑바로 가면 상관없다”고 말할 정도로 어려운 처지였다. 과거 타이거 우즈를 가르친 교습가 숀 폴리의 도움을 받으면서 과거 기량을 되찾기 시작했다. 올해 PGA 투어 페덱스 랭킹 31위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우승은 못 했고 결국 유럽에서 7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마이클 김은 “오늘 밤은 샴페인으로 보내겠다”고 했다. 마이클 김은 UC 버클리를 다닌 인텔리이며 X(트위터)에 골프 Q&A 코너를 운영해 인기가 높다. 한국말도 유창하다.

한 타 차 2위를 차지한 고정원은 고교 때 프랑스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2019년 프로로 전향했고 2023년 DP 월드투어에 올라왔으나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프랑스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으며 준우승해 프랑스의 대표적인 선수 중 한 명으로 성장하게 됐다.

프랑스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한국인이라는 자부심 때문에 한국어 이름을 쓰고 한국어도 잘한다. 키 185㎝·90㎏의 탄탄한 체격에 최종라운드 이글을 2개 기록할 정도로 롱게임이 뛰어나다.

이민우는 공동 선두로 출발했다가 5위로 마쳤다. 같은 날 한국에서 누나 이민지가 KLPGA 투어 대회에서 연장 끝에 패배한 터라 아픔이 조금 더 클 듯하다. 이민지는 2012년 US 여자 주니어 아마추어, 이민우는 2016년 US 주니어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호주 퍼스에서 태어난 이민우는 호리호리한 체구임에도 엄청난 장타다. 드라이버 볼 속도가 시속 190마일이 넘는다.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기한 브룩스 켑카보다 10야드 정도 멀리 보냈다. 장타에 쇼맨십이 좋고 올해 PGA 투어에서 우승도 차지해 인기가 높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80만명이다. 최종라운드 이글 1개, 버디 3개를 잡았으나 보기 3개가 아쉬웠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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