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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세 제안 유명 경제학자에 루이뷔통 회장 "자유경제 해체"

연합뉴스

2025.09.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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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노 회장 "자유경제, 모든 이에게 이익인 유일 경제체제" 쥐크만 교수 "이데올로기 아닌 연구에 근거한 것" 반박
부유세 제안 유명 경제학자에 루이뷔통 회장 "자유경제 해체"
아르노 회장 "자유경제, 모든 이에게 이익인 유일 경제체제"
쥐크만 교수 "이데올로기 아닌 연구에 근거한 것" 반박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프랑스의 재정건전성을 위해 초부유층에게 '부유세'를 과세하자는 유명 경제학자의 제안에 대해 유럽 최대 부호인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 회장이 "자유경제를 해체하려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며 공방을 주고받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은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발간되는 '더 선데이 타임스'에 실린 성명서에서 부유세 제안을 내놓은 가브리엘 쥐크만 파리 고등사범학교(ENS) 경제학 석좌교수를 "극좌 활동가"라고 평가하면서 비난했다.
아르노는 쥐크만 교수가 "사이비 학문역량"을 동원해 "자유경제 체제를 해체하려는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있다"면서 "자유경제는 모든 이들에게 이익이 되는 유일한 경제체제"라고 주장했다.
아르노는 프랑스의 유명 패션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를 창업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포브스 집계에 따르면 그의 재산 규모는 올해 6월 하순 기준으로 1천386억 달러(190조7천억 원)로 세계 7위였으며 유럽 1위였다. 2023년과 2024년 포브스 집계에서는 각각 2천110억 달러, 2천330억 달러로 세계 1위였다.
아르노 회장은 부유세 과세 논의가 "전문적이거나 경제적인 토론이 아님이 명백하며, 프랑스 경제를 파괴하려는 욕구를 명확히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쥐크만 교수는 재산이 1억 유로(1천640억 원)를 초과하는 초부유층에 대해 그 초과분의 2%를 부유세로 부과하자는 '초부유층 부유세 과세'를 제안하면서 제안이 실행되면 1천800 가구로부터 연간 200억 유로(33조 원)를 프랑스 정부가 세금으로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쥐크만 교수는 최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많은 나라들에서 최고 부유층의 실제 소득 과세율이 시민 대부분의 경우보다 오히려 더 낮으며 프랑스에서는 그 격차가 특히 심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쥐크만 교수는 소셜 미디어 X에 아르노의 비난을 반박하는 글을 올리고 "진실에 대한 존중을 보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어떤 운동이나 정당을 위해 활동가로 활동해 본 적이 없다"며 자신의 업적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연구에 근거를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쥐크만 교수는 AFP에 이메일로 보낸 입장문에서 "근본적인 의견 불일치가 있을 수 있고 아르노는 모든 시민과 마찬가지로 자기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이번 토론은 진실과 사실을 존중하면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쥐크만 교수는 ENS와 파리경제학교(PSE)에는 석좌교수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는 여름 연구교수로 각각 재직 중인 경제학자다. 그의 박사논문 지도교수는 저서 '21세기 자본'으로 유명한 공공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였다.
'쥐크만 세'라고 불리게 된 그의 부유세 제안은 최근 프랑스 정부가 440억 유로(72조 원)에 이른 누적 재정적자에 대처하기 위해 유권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예산삭감을 추진하면서 정치적 위기가 이어지는 와중에 지지세를 키워가고 있다.
사회당 등 프랑스 좌파 정당들은 최근 신임 투표에서 패배해 물러난 프랑수아 바이루 전 총리의 후임인 세바스티엥 르코르뉘 신임 총리에게 '쥐크만 세' 도입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좌파 정당들의 지지가 없으면 르코르뉘 신임 총리의 정부도 붕괴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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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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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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