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노선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29일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 비자 면제 제도가 시행되면서 유커(游客·중국인 단체관광객)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은 상반기부터 이미 중국 주요 노선을 증편했고,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지방발 소도시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을 늘리고 있다.
중국 노선 수요는 이미 상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과 중국을 오간 여객은 780만 3352명으로 전년 동기(617만 4212명) 대비 2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국제선 여객 증가율(7.1%)과 비교하면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 같은 회복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1월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데 이어, 한국 정부도 9월 말부터 중국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다. 업계 안팎에서는 “중국 노선이 다시 알짜 노선으로 자리 잡는 시점이 다가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노선 수요가 증가하자 항공사들은 좌석 공급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4년 10월 주당 194회 운항했던 중국 노선을 올해 10월부터 주당 203회로 늘릴 예정이다. 인천~쿤밍, 부산~칭다오 노선의 운항을 다시 시작했으며, 인천~푸저우 노선은 지난해 12월 신규 취항해 현재 주 4회 운영 중이다. 여객 수요 추이에 따라 추가 증편도 검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올 3월 말부터 중국 노선을 기존 대비 주 26회 늘려 총 18개 노선, 주 164회 운항에 나섰다. 충칭·청두 노선을 재운항했으며, 다롄은 주 7회에서 10회로, 창사는 주 4회에서 5회로, 옌지는 주 5회에서 8회로, 창춘은 주 6회에서 9회로 증편하는 등 노선을 전반적으로 확대했다.
LCC들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소도시 노선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하반기 중국 노선 확대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 7월 25일부터 부산~상하이(푸둥) 노선을 주 4회 신규 취항했고, 10월 1일부터는 인천~구이린 노선을 주 4회 일정으로 새롭게 운항한다. 또 9월부터 인천~웨이하이 노선을 주 5회로 증편한 데 이어, 10월 26일부터는 주 7회 운항 예정이다. 탑승률도 빠르게 회복 중이다. 제주항공의 중국 노선 평균 탑승률은 올해 1월 70% 초반대에 머물렀지만, 8월 들어서는 80% 후반대까지 오르며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티웨이항공은 대구발 장자제 노선과 인천발 우한 노선을 주 3회 운항하며 지방공항 기반을 강화했다. 에어부산은 부산~장자제 노선을 주 4회에서 6회로 증편하고, 부산~시안 노선을 재운항했다. 10월 말부터는 부산~구이린 노선에 약 두 달간 주 2회 부정기편을 운영할 계획으로, 중국 남부 지역 단체 관광객 수요 공략에 나선다.
진에어도 중국 노선 운항을 속속 재개하고 있다. 지난 5월 30일부터 인천~칭다오 노선 운항을 다시 시작해 현재 주 6회 운영 중이며, 올 하반기에는 인천~구이린 노선 신규 취항도 준비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상하이 노선을 재개한 데 이어, 이달 인천~옌타이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이번 중국 단체 관광객 복귀는 국내 LCC 입장에서는 하반기 실적 개선의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실제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중국 노선은 국내 항공사 여객 매출의 10~20%를 차지한 효자 노선이었다. 거리에 비해 운임 단가가 높고, 단체 관광객 중심의 안정적인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수익성이 특히 뛰어났기 때문이다. LCC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와 10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유커 수요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