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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소비쿠폰 발급 창구 북적 “30분 대기해야”…카드사앱 먹통

중앙일보

2025.09.21 23:17 2025.09.22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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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소비쿠폰을 지급 받으려는 시민들이 22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반여1동 행정복지센터에 몰려 북적이고 있다. 사진 이은지 기자
“1차 소비쿠폰은 운동용품 사는데, 다 썼고, 2차 소비쿠폰은 아내한테 모두 주기로 했어요. 추석 차례상 봐야 한다네요.”

2차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22일 부산 해운대구 반여1동 행정센터에서 만난 윤춘근(80)씨의 말이다. 윤씨는 “인터넷을 할 줄 몰라 1차 때도 행정센터에 와서 선불카드를 받았다”며 “발급받기까지 30분가량 대기했다”고 말했다.

이날 2차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되자 행정센터 업무가 시작되기 전부터 시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선불카드 또는 지류형 지역사랑 상품권을 희망하는 시민은 주소지 관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부산의 경우 1차 소비쿠폰은 대상자의 26.7%(84만9427명)가 선불카드로 발급받았다.
2차 소비쿠폰 신청이 시작된 22일 서울 시내 한 시장에 소비쿠폰 관련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해운대구 반여1동 행정센터에는 오전 내내 대기 좌석 40개가 만석이고, 10여명은 서서 기다려야 했다. 반여1동 행정센터 곽윤진 행정사무관은 “오전 8시 20분부터 대기하는 시민들이 있어 순서표를 나눠줬다”며 “신분증 확인 후 선불카드번호 16자리를 컴퓨터로 입력하고, 접수증에 수기로 카드번호를 써야 해서 발급까지 1~2분가량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날 행정센터를 찾은 시민은 60대 이상 고령자가 대부분이었다. 가정주부인 조미숙(71)씨는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잦아서 인터넷으로 신청하는 게 꺼려져 행정센터로 직접 왔다”며 “1차 소비쿠폰은 평소에 비싸서 안 사먹던 과일이나 고기 사는 데 주로 썼고, 2차 소비쿠폰은 추석 차례상 구매비로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청 첫 주 요일제 모르고 온 시민에게도 발급…은행 창구 한산

신청 첫 주(22~26일)에는 출생 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한 요일제가 운용된다. 첫날에는 출생 연도 끝자리가 1·6인 시민만 가능하다. 화요일 2·7, 수요일 3·8, 목요일 4·9, 금요일 5·0이다. 주말부터 모두 신청할 수 있다.

곽 사무관은 “요일제 발급을 모르고 온 시민에게 배려 차원에서 해당 요일이 아니더라도 발급을 해주고 있다”며 “요일제가 풀리는 다음 주 월요일부터 발급 신청이 폭주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1차 소비쿠폰 발급 당시 하루 대기자가 1000명을 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 창구는 1차 때와 비교해 한산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의 한 은행 창구는 이날 오전 11시 평소 때와 비슷한 10여명의 고객이 대기하고 있었다. 은행 관계자는 “1차 때에는 신용카드가 없는 사람이 은행 와서 신청하는 통에 카드 발급 업무가 겹쳐 정신없이 바빴다”며 “한차례 소동을 겪어서인지 2차 때에는 평소와 비슷한 수준으로 대기자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쿠폰을 두 차례 나눠 지급하는 것을 두고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행정력 낭비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전 국민에게 지급됐던 1차 소비쿠폰과 달리 2차 소비쿠폰은 소득 하위 90%에게 10만원이 지급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은 16개 구·군 총 206개 행정복지센터가 있는데 1차 소비쿠폰 지급 때와 똑같은 일을 두 번 하다 보니 공무원들 사이에서 지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가정폭력을 피해 가출한 미성년자나 재소자, 거동 불편자 등등 정상적인 발급이 불가능한 경우의 수가 생각보다 많아서 일일이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일부 신용카드 앱 오전 내내 먹통…오후부터 신청 가능

2차 소비쿠폰 신청을 받는 신용카드 앱에 접속자가 몰려 접속이 지연되고 있다. 사진 카드사앱 캡처
신용·체크카드 앱이나 콜센터를 통한 온라인 신청자가 이날 오전에 몰리면서 인터넷 접속이 막히기도 했다. 이날 오후에서야 접속이 원활해졌다. 충북 청주에 사는 조모(44)씨는 카드사 앱을 통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10만원을 신청했다. 조씨 가족은 남편과 16·15·13살 자녀를 포함해 소비쿠폰으로 50만원을 받는다. 조씨는 “맞벌이를 하고 있지만, 아파트 임대보증금 대출금과 월세, 관리비, 자녀 학원비 등을 내고 나면 늘 몇십만원씩 적자가 나기 일쑤”라며 “이번 달에는 소비쿠폰을 받아 적자는 면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쿠폰은 1·2차 지급분 모두 오는 11월 30일까지 사용해야 하며 미사용 잔액은 소멸한다. 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신청 마감일인 지난 12일 기준 전체 대상자의 99%인 5008만여명이 신청했고, 총 9조693억원이 지급됐다.





이은지.최종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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