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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골잡이를 가려라...K리그1 득점왕 경쟁 5파전

중앙일보

2025.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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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왕 경쟁 중인 전북 전진우(왼쪽)와 수원FC 싸박(오른쪽).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이 막바지에 달하면서 득점왕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올 시즌은 유독 더 뜨겁다. 2~3명이 경쟁하던 예년과 달리, 5명의 골잡이가 득점왕을 노리고 있다. 팀 당 30라운드(총 38경기)를 치른 22일 현재 득점 1위는 전진우(26·전북)다. 14골을 터뜨린 그는 시즌 중반부터 줄곧 득점 선두를 지키고 있다. 전진우가 돋보이는 건 포지션이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아니라서다. 그의 주 포지션은 측면 공격수. K리그에서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 스트라이커가 아닌 선수가 득점왕에 오른 건 2014년(산토스) 딱 한 번이다.

다만 전진우는 뒷심이 살아나야 득점왕 타이틀을 안을 수 있다. 18라운드까지 12골을 몰아 넣은 그는 이후 12경기에선 2골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현영민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장은 "최근 세 시즌 득점왕은 15~17골 정도면 가능했다. 득점왕에 근접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전진우는 포지션 특성상 득점에만 주력하는 게 어렵다. 슈팅보단 패스를 통해 스트라이커에게 찬스를 내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생애 첫 득점왕에 도전하는 2000년생 이호재. 사진 프로축구연맹
싸박(28·수원FC), 이호재(25·포항), 주민규(35·대전)는 주춤한 전진우에 1골 차로 따라붙은 2위 그룹이다. 올 시즌 한국땅을 밟은 콜롬비아 출신 스트라이커 싸박은 18라운드까진 5골에 그쳤다. 하지만 적응기를 끝낸 이후론 '킬러 본능'을 뽐냈다. 최근 12경기에서 8골을 몰아쳤다. 하지만 강등권인 소속팀 수원FC(10위)가 아킬레스건이다. 현영민 위원장은 "강등권 팀은 지지 않기 위해 수비 위주 전술을 펼쳐 공격수가 많은 골 찬스를 기대할 순 없다. 매 경기 '원샷원킬'해야 해볼 만하다"고 했다.

이호재는 겨우 2000년생이지만, 득점왕에 가깝단 평가를 받는다. 기복이 없어서다. 올 시즌 2~3경기마다 꾸준히 골을 넣었다. 선수 시절 별명이 '캐넌슈터'였던 아버지 이기형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대포알 같은 슈팅이 강점이다. 여기에 지난 7월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이후론 자신감마저 붙어서 위협적이다. 베테랑 주민규는 30라운드 대구전에서 멀티골을 작성하며 부진에서 탈출했다. 개막 후 15경기 만에 10골을 넣은 주민규는 이후 11경기에서 1골에 그치는 슬럼프에 빠졌다.

세 번째 득점왕에 도전하는 주민규(오른쪽). 사진 프로축구연맹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전북 콤파뇨. 사진 프로축구연맹
30대 중반의 나이 탓에 체력이 떨어진단 지적이 나올 때쯤 보란 듯 부활했다. 현 위원장은 "이호재는 힘과 스피드, 주민규는 기술과 경험이란 뚜렷한 무기가 있다. 둘 다 공격적으로 해야 하는 상위권 팀 소속이라서 찬스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2골을 기록 중인 이탈리아 골잡이 안드레아 콤파뇨(29·전북)는 막판 뒤집기를 노린다. 현 위원장은 "전북이 조기에 리그 우승을 확정한다면 동료들이 전폭적인 지원 아래 '몰아치기'가 가능하다"며 콤파뇨를 다크호스로 꼽았다.

올 시즌 득점왕 경쟁은 내년 북중미월드컵을 준비 중인 홍명보 대표팀 감독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그는 손흥민(33·LAFC)와 함께 최전방을 책임질 공격수를 물색 중이다. 다만 올 시즌 득점왕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지는 미지수다. 전통적으로 대표팀 공격진 대부분은 해외파 선수들로 꾸려져서다. 정종봉 해설위원은 "과거 정조국(2016년 20골), 양동현(2017년 19골), 주민규(2021년 22골) 등 사례처럼 K리그 득점왕이 대표팀 승선 보증수표는 아니다. 골이 많은 것보단 해외파보다 전술적 가치가 있단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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