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이스라엘 인질 석방돼야 팔레스타인과 수교"
팔레스타인 국가인정 맞춰 에펠탑 스크린에 '두국가 국기' 띄워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앞두고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석방이 팔레스타인과 본격적인 외교 관계 수립에 필요한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1일 공개된 미국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인질 석방을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의 전제 조건이냐는 질문에 "대사관 개설에 앞선 분명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이 하마스의 속임수에 넘어가는 게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국가를 원하는 수많은 팔레스타인 국민의 정당성을 인정한다. 그들은 국가, 나라를 원한다"며 "우리는 그들을 하마스 쪽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전개하는 군사작전 결과의 모순을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테러 단체의 핵심 지도자들을 모두 제거한 건 성공"이라면서도 "하마스와 싸우는 측면에선 실패"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쟁 초기 하마스 전투원이 대략 2만5천명이었고 이스라엘은 그 중 절반 정도를 제거했지만, 하마스는 동등한 수의 병력을 새로 모집했다"며 "하마스를 해체하는 데 전면전은 해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교적 경로를 통해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는 방법이야말로 하마스를 고립시키고 해체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2일 오후(뉴욕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공동으로 팔레스타인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두 국가 해법 이행을 주제로 한 고위급 국제회의를 주최한다. 이 자리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선언할 예정이다.
파리시는 프랑스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21일 저녁 에펠탑 위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국기'를 동시에 띄웠다.
올리비에 포르 사회당 대표의 제안에 따라 22일 낭테르, 생투앙, 릴, 낭트 등 프랑스 곳곳의 시청엔 팔레스타인 깃발이 게양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앞서 내무부는 "공공 서비스의 중립성 원칙은 이런 깃발 게양을 금지한다"며 시장들이 시청에 팔레스타인 국기를 게양할 경우 행정 법원에 회부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