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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의 귀환' 무리뉴, 돌아온 이유는 포르투갈 정부 세제 헤택 덕..."세금 반만 내도 된다"

OSEN

2025.09.22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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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다 이유가 있었다.

벤피카는 18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무리뉴 감독과 2026-2027시즌 종료까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단, 2025-2026시즌 마지막 공식 경기 종료 10일 안에 상호 합의 시 연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건이 포함됐다.

무리뉴 감독의 벤피카 복귀는 무려 25년 만이다. 그는 2000년 9월 루이스 반 할 감독의 뒤를 이어 처음 벤피카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구단 내부 혼란과 갈등 속에 불과 11경기 만에 팀을 떠나야 했다.

이후 무리뉴 감독은 포르투, 첼시, 인터밀란,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유럽 정상급 클럽을 지휘하며 수많은 우승을 쌓았다. 특히 포르투 시절에는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리그·컵 대회 우승을 동시에 차지하며 역사적인 트레블을 달성, ‘우승 청부사’라는 별칭을 얻었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부터는 내리막이 시작됐다. 2019년 토트넘 사령탑으로 부임했지만 지나치게 단조로운 역습 전술과 손흥민·해리 케인 의존으로 한계를 드러냈다. 약 1년 반 만에 경질되며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무관에 그친 팀이 됐다.

이후 AS 로마로 옮겨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체면을 세웠지만, 최근 페네르바체에서는 끝내 반등하지 못했다. 라이벌 갈라타사라이와의 맞대결에서 연패를 당했고,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에도 실패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 달 전 벤피카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패배한 뒤 해임됐고, 곧바로 벤피카의 새 감독으로 돌아오게 됐다.

벤피카 취임 기자회견에서 무리뉴 감독은 전 소속팀 페네르바체를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내 커리어는 여러 나라에서 최고의 클럽을 지휘해 온 화려한 여정이었다. 그러나 잘못된 선택도 있었다. 후회는 없지만 페네르바체는 실수였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문화적 수준도, 축구적 수준도 내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벤피카를 맡은 건 내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다. 나는 세계적인 클럽을 지휘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무리뉴 감독은 2004년 포르투갈을 떠난 이후 처음으로 친정팀 벤피카로 돌아왔다.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터키 등에서 감독 생활을 마친 뒤 다시 고국으로 복귀한 그는 이제 포르투갈 정부가 2019년부터 시행 중인 “귀국 계획”의 혜택까지 누리게 됐다.

안토니오 코스타 정부가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오랫동안 해외에서 생활하던 이민자와 그 후손, 그리고 그 가족들이 포르투갈로 돌아와 일자리를 찾고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핵심은 세제 혜택에 있다. 복귀 근로자들은 향후 5년간 최대 250만 유로의 연봉에 대해서 개인 소득세를 절반만 납부하면 된다.

무리뉴 감독도 이에 따라 고액 연봉자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20여 년 동안 해외에서 커리어를 이어왔기에 이러한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한다. 그의 벤피카 복귀는 단순히 명문 클럽의 지휘봉을 잡는다는 의미를 넘어, 포르투갈 정부가 추진한 정책적 혜택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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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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