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LA)FC가 22일(한국시간) 미국 LA의 BMO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사커(MLS) 홈 경기에서 레알 솔트레이크에 4-1로 역전승했다. LAFC 손흥민(33)이 1골·2도움을, 드니 부앙가(30·가봉)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서부 콘퍼런스 4위 LAFC(14승8무7패)는 최소 7위 자리를 확보해 MLS컵 플레이오프행을 조기에 확정했다.
LAFC가 0-1로 뒤진 전반 46분, 손흥민의 원터치 패스를 부앙가가 그대로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골을 합작한 둘은 동시에 점프해 공중에서 하이파이브했다. 사전에 약속한 세리머니 같았다. 1-1로 맞선 전반 48분, 손흥민이 페널티 아크 왼쪽 이른바 ‘손흥민 존’에서 왼발슛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의 3경기 연속골.
2-1로 앞선 후반 28분, 손흥민~앤드류 모란으로 이어진 패스를 받은 부앙가가 드리블 돌파 후 칩슛으로 골을 넣었다. MLS는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처럼 패스→패스→골의 경우, 첫 패스도 어시스트로 인정한다. 경기 직후 손흥민과 부앙가는 한참이나 어깨동무를 풀지 않은 채 “우리는 번갈아가며 (해트트릭을) 했다”는 얘기를 주고받았다.
‘흥-부 듀오’의 활약은 또 한 번 기가 막히게 멋졌다. ‘흥-부’는 손‘흥’민과 ‘부’앙가에서 한 글자씩 따 팬들이 붙인 별명이다. LAFC는 최근 3연승에서 매 경기 4골씩 몰아쳤다. 손흥민이 5골, 부앙가가 7골 등 둘은 12골 합작했다. 부앙가가 13일 새너제이전과 이날 솔트레이크전에서 3골씩, 손흥민이 18일 솔트레이크전에서 3골을 넣었다. MLS 역사상 3경기 연속 해트트릭은 LAFC가 처음인데, ‘흥-부 듀오’가 해냈다.
프랑스 태생의 가봉 국가대표 부앙가는 7월까지 올 시즌 MLS 21경기에서 13골을 넣었다. 경기당 0.62골. 지난달 10일 손흥민이 LAFC에 합류한 이후 부앙가는 7경기에서 9골을 몰아쳤다. 경기당 1.29골. 경이적이다.
시즌 22골의 부앙가는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득점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또 MLS 역사상 첫 3시즌 연속 20골도 달성했다. 손흥민은 이날까지 7경기에서 6골·3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의 이날 골은 LAFC 홈 경기 데뷔골이기도 하다.
스티브 체룬돌로 LAFC 감독은 원톱과 투톱을 번갈아 쓰며 ‘흥-부 듀오’의 파괴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상대 수비가 손흥민에 몰리면서 부앙가의 득점 기회는 더 늘었다. 비슷한 패턴으로, 토트넘 시절 ‘손-케(손흥민-해리 케인) 듀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합작골(47골)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이 무서운 이유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부앙가는 활동 폭이 넓고 다재다능해 손흥민과 잘 맞는다. 부앙가의 행동과 인터뷰를 보면 손흥민을 향한 존경심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부앙가가 좋아하는 플레이를 빨리 알아차리려고 노력하고, 많이 이야기하다 보니 시너지 효과가 더 좋은 것 같다”고, 부앙가는 “서로의 위치를 찾는 게 쉬울 만큼 손흥민과 케미스트리는 자연스럽고 특별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투수 블레이크 스넬과 타자 김혜성이 경기장을 찾아 손흥민을 응원했다. 스넬은 지난달 손흥민이 LA다저스 홈구장에서 시구할 당시 공을 받으며 인연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