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신공항 사업비가 내년 정부 예산안에 대거 반영된 가운데 청주공항 활주로 관련 예산이 빠지면서 ‘충청 홀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22일 충북도에 따르면 청주공항에 민항기 전용 활주로를 놓기 위한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비 5억원이 내년 정부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새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된 청주공항 활주로 신설은 길이 3200m의 새 활주로를 만드는 사업이다.
연말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까지 예산이 반영되지 않으면, 수년간 지연이 예상된다. 충북도 관계자는 “11월 말께 발표할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반영하고, 국회를 설득해 용역비도 확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호남 쪽 상황은 딴판이다. 국토부는 최근 법원이 기본계획 취소 판결을 내린 새만금 신공항 건설비 등으로 내년 1200억원을 편성했다. 부산 가덕도 신공항은 6890억원, 대구·경북 신공항 318억원, 울릉도 공항 1149억원, 제주 제2 공항에 150억원을 투입한다. 상당수는 새만금 공항처럼 ‘공항 백지화’ 여론으로 몸살을 앓는 곳이다. 유철웅 청주공항 민관정 공동위원장은 “청주공항 활주로 신설은 충청권 주민 116만명이 서명할 만큼 숙원임에도 용역비조차 반영되지 않은 것에 실망했다”며 “충청 패싱”이라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추진 중인 충남 서산공항 건설도 난항을 겪었다. 서산공항은 서산시 해미면에 있는 공군 전투비행단 활주로를 활용, 인근에 터미널·계류장·유도로 등을 개설하는 방식으로 건설한다. 이 사업은 과거 국토부 심의 결과 비용대비 편익(B/C) 값이 1.32로 경제성이 충분하다고 나왔지만, 2020년 예타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추진이 한 차례 미뤄졌다. 2021년 11월에는 예타 대상이 됐지만, 2023년 5월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결국 충남도는 총사업비를 532억원에서 484억원으로 조정해 서산공항 예타를 피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서산공항은 여의도 4배에 달하는 넓은 부지를 가지고 있어, 조금만 투자하면 충청권 연계 교통 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