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올해 인공지능(AI)연구소를 한국에 연다. MIT가 공식 연구소를 한국에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만기 서울AI재단 이사장은 15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오는 30일 서울시와 MIT 감응화도시연구소(Senseable City Lab)가 MIT AI연구소 공동 설립을 위한 MOA(구속력 있는 합의각서)를 공식 체결하고 연내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523.64㎡(158평) 규모 연구소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인터뷰] 김만기 서울AI재단 이사장
서울시와 공동으로 연구소를 설립하는 MIT 감응화도시연구소는 센서·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를 이해하고 스마트시티·건축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디지털 기술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암스테르담·싱가포르·스톡홀름·리우데자이네이루·두바이와 공동 연구소를 운영 중이며, 서울이 6번째다.
MIT AI연구소는 서울에서 3~5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예정이다. 연구 주제를 선정하기 위해 최근 서울시 실·국·산하기관 대상 설명회를 개최했고, 현재 제안받은 주제를 조율·선정하는 단계다.
김 이사장은 “MIT는 AI 정책이 필요한 연구 과제를 서울시와 공동으로 발굴해 10명의 박사급 전임 연구진이 서울 맞춤형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며 “MIT와 함께 서울을 ‘어반(urban·도시) AI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2배 커진 스마트라이프위크, 30일 개막
MIT 이외에도 서울AI재단은 서울시 AI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연구기관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는 공동으로 AI를 활용해 공공 애플리케이션을 음성으로 구동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고령화 시대 어르신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연구개발(R&D) 예산을 지원받기도 했다.
그는 “데이터센터·컴퓨팅 구축 등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는 일을 정부가 한다면, 서울시는 AI 활용·응용 서비스를 맡아 보다 많은 시민이 쉽게 편리하게 AI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역할을 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서울AI재단도 서울시 실·국·본부·산하기관이 의뢰한 51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AI가 기존 대중교통·기상 데이터 등을 학습해 분 단위로 승객 수요를 예측하면 서울시가 지하철·버스·한강버스 등을 훨씬 효율적으로 배차할 수 있다. 또 미세먼지·폭우·폭염 등 기상 데이터를 AI가 분석하면 사고 위험을 사전에 경고하는 식이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일찌감치 AI 산업 전략을 수립한 덕분에, 서울시는 AI 기술을 행정에 접목하는 것은 물론 AI 윤리 가이드라인까지 수립하는 등 앞서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AI재단은 오는 30일 스마트라이프위크(Smart Life Week) 개막도 준비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정보통신기술(ICT) 박람회 스마트라이프위크는 올해 200개 도시, 300개 기업 6만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행사장 입구에 대형 키네틱 작품(움직이는 예술 작품)을 설치한 발광다이오드(LED) 터널을 만들었다. 김 이사장은 “IBM·알리바바·팔란티어 등 글로벌 기업이 대거 참여하는 등 지난해보다 양적·질적으로 규모가 2배 커졌다”며 “행사를 계기로 글로벌 도시 관계자에게 서울이 ‘세계 최고 AI 도시’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