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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에서 아이콘으로…손흥민, '팀 전설' 벨라와 만나면서 LAFC 새 시대 선언

OSEN

2025.09.2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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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아이콘에서 아이콘으로. LAFC의 과거와 현재가 맞닿았다. 손흥민(33, LAFC)과 카를로스 벨라(36)가 포옹했다.

LAFC는 지난 22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사커(MLS) 31라운드에서 레알 솔트레이크를 4-1로 꺾고 리그 3연승을 이어갔다. 초반 일격을 당했지만 손흥민과 부앙가의 폭발력을 앞세워 완벽히 뒤집었다. 승점까지 보태며 서부 컨퍼런스 4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그러나 이날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경기 전부터 펼쳐진 ‘카를로스 벨라의 밤’ 이벤트였다. LAFC는 창단 멤버이자 상징이었던 벨라를 위해 대대적인 기념식을 준비했다. 경기장 곳곳은 벨라의 이름과 얼굴로 장식됐고, 팬들은 검은색과 금색 유니폼을 흔들며 레전드를 기렸다. 은퇴 후 앰배서더로 활동 중인 벨라는 오랜만에 홈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다시 한번 ‘킹 오브 LAFC’임을 증명했다.

벨라의 커리어는 화려하다. 2018년 LAFC 창단과 함께 MLS 무대에 입성한 그는 186경기에서 93골 53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2019시즌 31경기에서 34골 11도움을 폭발시키며 단일 시즌 최다 득점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MLS 올스타 4회, 베스트 11 3회, MVP 1회, 서포터즈 실드 2회, MLS컵 1회. 트로피와 기록으로 완성된 커리어는 그를 ‘레전드’라 부르기에 충분했다.

킥오프 직전, 벨라와 손흥민은 미소를 지으며 포옹했다. LAFC는 이 장면을 ‘두 아이콘의 만남’이라 소개하며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단순한 인사가 아니었다. 두 사람은 이미 월드컵 무대에서 한 차례 굵직한 인연을 남겼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멕시코와 한국의 맞대결에서 벨라는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고, 손흥민은 경기 막판 중거리 슛으로 만회골을 터뜨렸다. 경기는 멕시코의 2-1 승리로 끝났지만, 불과 며칠 뒤 한국이 독일을 꺾으며 멕시코의 16강 진출을 도왔다. 손흥민과 벨라는 그때부터 축구사 속에 특별한 연결고리로 묶였다.

손흥민은 LAFC 입단 당시에도 이 기억을 언급하며 “2018년의 기억은 절대 잊을 수 없다. 멕시코 팬들이 그때처럼 나를 응원해줬으면 한다”라면서 "나는 아직 벨라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는 환상적인 선수이자 전설이다. 내가 바라는 건 그가 이 클럽을 위해 남긴 발자취를 잇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몇 년 뒤 내가 떠날 때, 나 역시 이 클럽의 전설로 남고 싶다. 그것이 내가 여기 있는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이미 벨라의 뒤를 따르고 있다. LAFC 입단 후 불과 6경기에서 5골 1도움을 기록하며 클래스가 무엇인지 증명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전반에만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역전의 남자’로 활약했다. 홈 팬들은 벨라의 전성기를 떠올리며 손흥민의 폭발력에 환호했다.

벨라는 LAFC가 만들어낸 첫 번째 신화였다. 그의 발자취가 있었기에 지금의 LAFC가 가능했다. 그리고 지금, 손흥민은 그 신화를 이어받아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EPL 무대에서 이미 월드클래스로 자리매김한 그는 이제 MLS에서도 ‘흥부 듀오’를 이끌며 팀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날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벨라의 밤’에서 터진 손흥민의 활약은 단순한 골과 도움 이상의 의미를 담았다. 그것은 바로 한 아이콘이 또 다른 아이콘에게 바통을 건네는 역사적인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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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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