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8월 8.6% 감소…"中, 美 징벌적 조치 경고 의식"
"사할린-1 프로젝트 시설 유지·보수로 일시 변동" 분석도
中, 8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줄어…트럼프에 메시지?
올해 1∼8월 8.6% 감소…"中, 美 징벌적 조치 경고 의식"
"사할린-1 프로젝트 시설 유지·보수로 일시 변동"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의 지난 8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이 전년 동월 대비 15.4% 감소한 794만t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SCMP는 중국 해관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러시아산 수입은 줄어든 반면 그 이외 국가에서 원유 수입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브라질산 원유 수입은 50.4% 급증한 519만t, 인도네시아산 원유는 90배 가까이 늘어난 266만t에 달했으나 미국산 원유 수입은 3개월째 중단됐으며 8월 전체적인 중국 원유 수입량은 4천949만t으로 지난해 8월보다 0.8% 늘었다.
이 신문은 현재로서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감소가 일시적 변동인지 아니면 여타 다른 징후인지는 알 수 없다고 짚었다.
에너지 시장 분석업체 보르텍사(Vortexa)의 수석 시장분석가인 에마 리는 "러시아 극동지역 사할린-1 프로젝트의 시설이 8월에 유지 보수를 했고 그로 인해 수출용 원유 생산이 중단됐을 것"이라면서 "그 기간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감소는 일시적 변동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와는 달리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침 리는 "작년 말부터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보면 일시적인 역행이 있었지만,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였다"고 진단했다.
해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의 원유 수입은 전년 대비 약간 증가했지만, 러시아산 원유 구매는 8.6%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침 리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구매국에 대한 징벌적 조치를 경고한 이후 중국 수입업체들도 제재를 피할 목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꺼린다"고 덧붙였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중국과 더불어 러시아산 원유 주요 수입국인 인도에 지난달 27일부터 기존 25%에 추가로 25%를 더 매긴 50%의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 구매에 대한 2차 제재 명분이다.
지난달 11일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으로 미국과 중국은 각각 30%와 10%의 기존 상호관세를 유지한 상태에서 재차 90일간의 관세 휴전과 함께 협상을 벌이고 있다.
오는 10월 31일∼11월 1일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양국 정상의 대좌를 앞두고 양국이 의제 조율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 통화를 한 바 있다.
현재로선 미중 양국이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권은 매각키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상호관세율·인공지능(AI) 반도체 칩·희토류 등 경제 이슈와 함께 남중국해 영유권·대만 문제 등과 관련해선 여전히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미중 양국이 최근 서로 긍정적 조처를 해 눈길을 끈다.
SCMP는 지난 15∼19일 제주 부근 해상에서의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에 미국이 처음으로 항공모함을 파견하지 않았으며, 이는 중국을 의식한 조처로 보인다고 전날 보도한 바 있다.
이 신문은 지난달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감소 역시 일시적 현상은 아닐 것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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