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어쩔수가없다' 손예진이 배우로서 멜로 장르가 여전히 욕심난다고 했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어쩔수가없다' 주연 배우 손예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 제공배급 CJ ENM, 제작 모호필름·CJ ENM 스튜디오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 미리(손예진 분)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미국 소설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원작 소설 '엑스'를 바탕으로,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영화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자 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고, 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63회 뉴욕영화제 공식 초청작 등에 이름을 올려 글로벌한 관심을 받는 중이다.
박찬욱의 신작, 이병헌의 열연 등도 주목을 받고 있지만, '손예진의 복귀작'이라는 점도 화제다. 손예진은 2022년 동갑내기 배우 현빈과 결혼해 같은 해 11월 아들을 출산했다. 새 작품은 3년 만이고, '협상' 이후 7년 만에 스크린 컴백을 앞두고 있다.
아들을 두고 촬영을 위해 첫 출근한 날을 잊을 수 없다며, "그 마음으로 나가는 순간 '해방이다' 하는데, 동시에 불안한 마음도 든다. 내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근데 밖으로 나가는 순간 '이거였지!' 싶다. 내가 이렇게 일을 해왔지, 이런 생각도 들면서 차 안에서 이동 시간도 행복하더라.(웃음) 차에서 3시간을 이동하는데 쉴 수 있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그 전의 일은 정말 일이었다면, 지금은 현장에서 내가 다시 일하는 것 자체가 리프레쉬 되는 느낌이었다. 영화 현장을 즐길 수 있고 연기를 즐길 수 있었다. 너무 행복했던 것 같다. 연기하는 순간 순간은 힘들지만, 감독님과 맞추고, 고민하는 그 조차도 오랜만이고 감사하고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손예진은 경력 단절에 대해 특별히 생각하지 않았다며, "내가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한다고 해서 아예 일을 못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어쨌든 멜로 여배우라고 했을 때 관객 분들이 그걸 얼만큼 몰입해서 볼 수 있을까 노파심과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나이가 들면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는 것도 맞다"며 "정말 요즘은 예전과 달라져서 충분히 다들 잘 하시고 계신다. 그것뿐만 아니라 오히려 내가 경험이 쌓이고 나이가 쌓여서 더 깊이 있는 역할들, 진짜 엄마의 역할들이 오히려 더 열려 있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거리낌이 없고, 고민들이 줄어들 수도 있다. 그래서 또 다른 방향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김희애 선배님처럼 '밀회'를 할 수도 있다"며 "멜로에 대한 생각은 여전하다. 남자 배우든, 여자 배우든 나이든다고 해서 사랑 이야기가 안 하고 싶은 건 아니"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