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퇴임 예정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처음이자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에 나선다. 이시바 총리는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으로 출발했다.
2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올해 창설 80년이 되는 유엔의 개혁을 연설을 통해 호소할 예정이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유엔 창설 80년의 걸음을 돌아보고, 안보리(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을 지금이야말로 단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도 불구하고 유엔 안보리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기존 일본 정부의 입장대로 상임 이사국 확대 필요성을 언급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오랜 시간 ‘거부권’을 보유한 안보리 상임 이사국 확대를 요청해왔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 이사국이 제 역할을 다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오랜 시간 상임이사국 진출을 도모해온 일본은 2022년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지지를 얻은 바 있지만, 숙원을 실현하진 못했다. 상임이사국 5개국이 모두 동의해야 하는 등 유엔 헌장 개정에 높은 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시바 총리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문제도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NHK는 이시바 총리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상작전을 비판하면서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유보한 상태다. 이시바 총리는 “핵군축·비확산, 중동 정세, 개발 등 지구적 과제에 대해서도 일본의 생각을 말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도 거론할 예정으로 일본 언론들은 이시바 총리가 연설을 통해 대립보다 관용을 앞세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짧은 만남도 추진한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짧은 회동에 대해 이시바 총리는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 1년간 여러 일이 있었지만 상당한 협력 관계를 쌓아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접점에 대해서는 조정 중이지만 그런 기회를 만들어 퇴임 인사와 함께 다음 사람(총리)과도 관계를 잇게 하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