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식어가 필요없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다. 네이마르는 '삼바 군단' 브라질의 수퍼스타, 음바페는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을 이끄는 월드 클래스 골잡이다. 뎀벨레는 23일 세계 최고 권위 축구상인 발롱도르를 수상한 공격수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거나 현재 호흡을 맞추고 있는 동료라는 점이다.
이강인이 '황금 인맥'을 구축하게 된 건 2023년 7월 파리생제르맹(PSG)에 입단하면서다. 당시 PSG의 간판은 전성기를 달리던 네이마르였다. 이강인 패스라고 네이마르가 골을 넣는 장면을 상상하는 팬도 많았다. 특히 훈련에서 두 선수는 장난치고 웃는 등 친밀해진 모습을 보였다. 그해 여름 둘은 부산에서 방한경기도 치렀다. 네이마르는 이강인을 아들처럼 여겼다. 네이마르는 앞서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한국에 4-1 대승을 거둔 후 이강인을 콕 집어 유니폼을 맞바꾸기도 했다. 경기가 끝나고 슬리퍼로 갈아신은 네이마르는 기다리고 있던 이강인에게 악수를 청한 뒤 먼저 유니폼을 전했다.
아쉽게도 이강인-네이마르 콤비는 긴 시간 함께 하진 못했다. 네이마르가 이강인이 팀 동료로 합류한 지 한 달 만에 이적료 9000만 유로(당시 약 1315억원), 연봉 1억 달러(당시 약 1338억원, 이상 추정치)를 기록하고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알힐랄로 떠났기 때문이다. 사우디로 떠나면서 네이마르는 이강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의 만남은) 항상 가슴 속에 남을 거야. 조만간 또 보자 아들"이라고 썼다. 이는 이강인이 먼저 남긴 작별 인사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강인은 네이마르의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행이 발표된 직후 인스타그램에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겐 특별했어. 정말 고맙고,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랄게"라고 썼다.
음바페는 이강인과 2023~24시즌 PSG 동료로 호흡을 맞추며 친한 관계로 발전했다. 이강인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받은 음바페의 마무리는 PSG의 주요 득점 루트였다. 둘은 훈련장에서도 서로 장난을 치며 자주 붙어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프랑스 리그1 10라운드 브레스트전에서는 이강인의 아웃프런트 패스를 받은 음바페가 득점을 기록했는데, 음바페는 득점 후 손가락으로 이강인을 가리키며 가장 먼저 달려가 안겼다.
또 이강인이 리그1 11라운드 몽펠리에전에서 리그1 데뷔골을 터뜨리자 음바페가 SNS로 축하글을 올리기도 했다. 음바페는 이강인을 마치 막내동생처럼 아꼈다. 음바페는 지난해 2월 20일 SNS에 자신이 이강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기뻐하는 사진과 함께 "생일 축하해 내 동생(Happy birthday my little bro)"라는 글을 올렸다. 이강인은 2001년 2월 19일생이다. 이강인-음바페의 브로맨스는 아쉽게도 한 시즌 만에 끝이 났다. 음바페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다. 이강인은 당시 SNS에 "짧은 시간이었지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함께 뛰어 영광이었다"고 작별인사를 건넸다. 둘 사이는 여전히 끈끈하다. 지난 7월 미국에서 열린 클럽월드컵 4강전에서 PSG와 레알 마드리드가 맞붙었다. 결과는 PSG의 4-0승. 경기 후 재회한 이강인과 음바페가 얼싸안고 반가운 마음을 표현했다.
뎀벨레는 이강인과 가장 오랜 시간 한솥밥을 먹고 있다. 올 시즌이 세 번째 시즌이다. 네이마르, 음바페가 떠나면서 뎀벨레는 팀의 에이스로 성장했고, 이강인의 그런 뎀벨레의 든든한 조력자였다. 지난 시즌 트레블(UEFA챔피언스리그·정규리그·프랑스컵 모두 우승) 달성은 두 사람이 힘 합쳐 이룬 가장 큰 성과다. 이강인은 이날 SNS에 뎀벨레의 발롱도르 수상 장면을 게제하곤 '수퍼스타'를 의미하는 '별' 이모지를 달았다. 한편 이날 PSG는 마르세유와 벌인 라이벌전에서 패해 연승 행진을 멈췄다. PSG는 프랑스 마르세유의 오렌지 벨로드롬에서 열린 마르세유와의 2025~26시즌 리그1 5라운드 원정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개막 4연승을 내달리던 PSG는 정규리그에서 첫 패배를 맛보며 4승1패(승점 12)를 기록했다. AS모나코(승점 12)와 승점과 골 득실까지 같아졌지만, 다득점에서 밀려 선두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르 클라시크'로 불리는 두 팀의 대결에서 PSG가 원정에서 패한 것은 무려 14년 만이다. PSG의 이강인은 벤치에서 대기하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19분 투입돼 후반 27분 한 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훌쩍 벗어나면서 공격포인트를 따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