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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0부터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고 싶다"

중앙일보

2025.09.23 02:12 2025.09.2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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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최다골 기록을 보유한 '라이언 킹' 이동국은 신생팀 용인 FC의 테크니컬 디렉터를 맡아 은퇴 5년 만에 축구계로 돌아왔다. 전민규 기자

지난 18일, 오랜만에 만난 이동국(46)은 노트북으로 자료를 정리하고 있었다. 인터뷰 도중에도 유럽에 나간 스카우트 전화를 받느라 바빴
다.

선수 시절 ‘라이언 킹’으로 불린 이동국은 프로축구 K리그 최다골(228골) 기록 보유자다. 2020년 은퇴한 그가 5년 만에 축구계로 돌아왔다. 직함은 신생팀 용인FC의 '테크니컬 디렉터'다. 용인FC는 내년부터 K리그2(2부)에 참가한다.

이동국은 “그동안 ‘선수님’‘감독님’(예능 ‘뭉쳐야 찬다’ 감독) ‘대표님’(축구 교실 대표)으로 불렸는데, 이제는 ‘전력강화부 실장’ 또는 ‘테크니컬 디렉터’, 줄여서 ‘TD’라는 호칭으로 불러 주시면 된다”고 정리했다.

그는 TD에 대해 “구단 운영을 총괄하는 살림꾼으로 보면 된다. 운영비를 버짓(예산) 내에서 집행하고 선수 영입과 이적을 결정한다. 감독이 전략을 실행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이다. 유소년 육성 시스템 구축까지 책임진다”며 “유럽에서는 파워가 절대적이고, 경기 때 벤치에 앉는 것도 봤다”고 설명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내년부터 K리그 전 모든 구단이 TD를 의무적으로 두도록 제도화했다. TD는 각 구단의 축구를 기술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중장기 기획과 설계를 책임진다.

인천 송도에서 축구 교실 ‘이동국FC’도 운영 중인 그는 포지션별 훈련 방법을 담은 『축구를 생각하다』라는 책도 출간했다. 전민규 기자
지난 6월 용인시의 TD 직 제안을 수락한 이동국은 “은퇴 후 여러 활동을 했지만, 결국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축구였다”며 “친정팀 전북 현대는 워낙 잘 만들어진 팀이지만, 용인FC는 창단팀이란 점이 매력적이었다. 팀이 ‘제로’부터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직접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용인FC 외에도 김해FC, 파주시민축구단이K리그2에 합류한다. K3리그에 참가해 온 김해와 파주는 기존 선수단이 있지만, 용인FC는 30명 안팎의 선수를 새로 영입해야 한다. 지난 7월 최윤겸 감독 선임을 주도한 이동국은 “창단팀 지도 경력, 승격을 이끈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선수들이 감독을 믿고 신생팀에 올 수 있는 인품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용인에는 유소년 축구 육성기관인 용인시축구센터가 있다. 2001년 문을 연 센터는 그간 김보경(안양), 김진수(전북), 신민하(강원) 등을 배출했다. 용인FC는 장기적으로 용인 출신 프랜차이즈 스타 영입도 고려 중이다. 당장은 FA(자유계약선수)와 외국인 선수 위주로 함께할 스타를 찾고 있다. 이동국은 “경기를 뛰고 싶은 배고픈 선수를 눈여겨보고 있다”며 “창단 1~2년 차에 중위권에서 버티다가, 3~4년 차에 부족한 선수를 채우고, 2030년에는 1부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목표”라고 말했다.

인천 송도에서 축구 교실 ‘이동국FC’도 운영 중인 그는 포지션별 훈련 방법을 담은 『축구를 생각하다』라는 책도 출간했다. 전민규 기자
지도자 대신 행정가로 출발한 이동국은 “여러 방향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며 향후 진로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인천 송도에서 축구 교실 ‘이동국FC’도 운영 중인 그는 지난 6월 감독으로서 고교생 팀을 이끌고 ‘독일 뮌헨 5대5 대회’ 4강에 올랐다. 포지션별 훈련 방법을 담은 『축구를 생각하다』라는 책도 출간했고, 3시즌 연속으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도 관전했다.



박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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