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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요리 커리부르스트 원조 논쟁

연합뉴스

2025.09.23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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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스부르크, 베를린 기원 정설 반박
독일 요리 커리부르스트 원조 논쟁
뒤스부르크, 베를린 기원 정설 반박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길거리 음식의 대명사 커리부르스트를 누가 먼저 만들었는지를 두고 논쟁이 일고 있다고 ARD방송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시지에 토마토 소스를 끼얹고 커리 가루를 뿌린 이 요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도 베를린에서 발명됐다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독일 서부 뒤스부르크 당국이 원조를 주장하고 나섰다.
죄렌 링크 뒤스부르크 시장은 이날 시내 분식집 '페터 폼스 푸스츠테텐 슈투베'에 '페터 힐데브란트가 1936년 뒤스부르크에서 커리부르스트를 발명했다'고 적은 동판을 달았다. 그는 "커리부르스트는 루르 지방(서부 공업지역)과 뒤스부르크에 딱 맞는 진짜 음식"이라며 뒤스부르크가 원조라고 주장했다.
논쟁은 지난해 커리부르스트의 기원을 다룬 연구 서적이 출간되면서 시작했다. 이 책은 뒤스부르크에서 소시지 공장을 운영하던 힐데브란트가 1936년 소시지에 토마토 소스와 영국식 커리 향신료를 뿌려 직원들 간식으로 준 게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저자 그레고어 라우엔부르거는 "결국 그 소시지는 적국의 커리로 양념한 것이었다"며 커리부르스트 인기에도 불구하고 당시 나치 독일과 영국의 적대적 관계 때문에 비밀로 유지됐다고 말했다.
그는 힐데브란트가 1935년 함부르크의 향신료 공장에서 영국산 커리를 구입하고 받았다는 영수증을 증거로 제시하며 "베를린 사람들은 커리부르스트를 13년 지나 자신들 요리로 재발명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는 1949년 당시 베를린의 슈투트가르트 광장에서 장사하던 헤르타 호이버가 영국 점령군에게 커리 가루를 구해 만든 게 원조로 여겨졌다. 호이버는 1959년 커리부르스트 소스를 특허로 등록했다. 베를린시는 2019년 커리부르스트 발명 70주년 기념주화를 발행하기도 했다.
커리부르스트는 전후 독일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즐겨 먹어 독일 경제 기적의 상징으로도 통했다. 2009년 베를린에 문을 연 커리부르스트 박물관에 따르면 베를린에서 연간 7천만 인분, 독일 전역에서 8억 인분의 커리부르스트가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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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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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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