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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총재 후보들, 현안에 한목소리…다카이치만 적자국채↑ 찬성(종합)

연합뉴스

2025.09.23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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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비자금 의원 요직 기용 반대 안해…선택적 부부별성 제도 도입엔 신중 후보들, 결선투표 전략 수립…아베파는 다카이치·기시다파는 고이즈미 지원할 듯
자민총재 후보들, 현안에 한목소리…다카이치만 적자국채↑ 찬성(종합)
모두 비자금 의원 요직 기용 반대 안해…선택적 부부별성 제도 도입엔 신중
후보들, 결선투표 전략 수립…아베파는 다카이치·기시다파는 고이즈미 지원할 듯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가 본격화한 가운데 후보자들이 공개석상에서 '비자금 스캔들' 연루 의원 요직 기용, 선택적 부부별성 제도 도입 등 일부 쟁점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내놓고 있다.
섣불리 논쟁에 휘말려 점수를 잃지 않으려는 전략으로 분석되지만, 후보자들 의견이 전반적으로 자민당이나 일본 사회의 개혁과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자민당 총재 선거 입후보자 5명은 23일 당 본부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모두 비자금 연루 의원의 요직 기용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고, 선택적 부부별성 제도 도입에는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자민당은 2023년 연말 불거진 파벌 중심의 비자금 조성 스캔들로 홍역을 치렀고, 이를 계기로 아소 다로 전 총리가 이끄는 '아소파'를 제외한 모든 파벌이 해체했다. 비자금 문제로 징계받은 의원은 옛 최대 파벌인 '아베파' 소속이 가장 많았다.
민심은 여전히 자민당 정치자금 문제에 냉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후보자들은 보수 성향이 강한 옛 아베파 의원의 표심 등을 고려해 비자금 연루 의원 기용을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양강 후보 중 한 명인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많은 처분도 이뤄졌고 선거에서 심판도 받았다"며 "전원이 활약해 모든 세대의 힘을 집결시키는 당 운영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양강 후보인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은 "인사는 철저하게 실력주의에 따라 적재적소로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지역 유권자로부터 신임을 얻은 인물은 기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도 비자금 연루 의원 기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부부가 다른 성(姓)을 쓰는 것을 허용하는 선택적 부부별성 제도는 전통적 가족관을 중시하는 일본 보수파가 반대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결혼 이후 여성이 성을 바꾸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도입을 권고한 바 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지난해 9월 총재 선거에서 선택적 부부별성 제도 도입에 의욕을 나타낸 탓에 당내 보수층 표심을 잃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이날 토론회에서는 "인생의 선택지 확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언급한 뒤 "자민당에서 결론이 나오지 않았고 야당 간에도 하나의 방안이 정리되지 않았다"며 소신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지 않았다.
본래 선택적 부부별성 제도 도입에 신중한 편이었던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아직 논의가 끝나지 않았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후보자들은 경제, 외교 정책 등에서도 크게 튀지 않는 발언을 이어갔다.
야당이 주장하는 소비세 감세에는 모두 적극적 자세를 보이지 않았고, 사회보장 제도 개혁과 관련해서는 하야시 장관을 제외한 4명이 젊은 층의 부담 경감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모든 후보자는 총리로 취임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기 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방위력 강화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후보자 중 유일하게 경제 성장을 위해 적자국채 발행 증가를 용인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재정 확장 기조와 금융완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총리가 되면 일본 증시는 상승하고 엔화 가치는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반면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재정 건전화 방침을 계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이즈미 내각이 출범한다면 증시는 내려가고 엔화 가치는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한편, 각 진영은 내달 4일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상위 2명이 결선 투표를 치르는 것에 대비해 전략 수립에 나섰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국회의원 표와 당원 표를 1대1 비율로 합산하는 1차 투표와 달리 결선 투표에서는 국회의원 표 비중이 매우 커진다.
전날 고이즈미 농림수산상 출정식에는 대리 출석을 포함해 의원 92명이 참석했으나,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 출정식에는 약 30명만 모습을 드러냈다고 산케이신문이 전했다.
결선 투표에서는 결국 파벌이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을 후보로 추천한 의원 20명에는 옛 모테기파 4명, 아소파 3명, 옛 기시다파와 옛 니카이파 각 2명, 옛 모리야마파 1명이 포함됐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 추천인은 아소파와 옛 아베파 각 6명, 옛 니카이파 5명, 옛 모테기파 1명이 이름을 올렸다.
추천인 명단을 보면 결선 투표에서 옛 아베파는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 옛 기시다파는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을 밀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는 자신이 각료로 기용했던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나 하야시 장관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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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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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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