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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쓴소리, 독 될 뿐"… 에릭센, 맨유 해설자 선배들 정조준

OSEN

2025.09.23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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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크리스티안 에릭센(33, 볼프스부르크)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해설위원들을 향해 날을 세웠다. 

에릭센은 22일(한국시간) ESPN과의 인터뷰에서 맨유를 둘러싼 해설위원들의 쓴소리에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맨유라는 구단이 얼마나 큰지 잘 안다. 하지만 매번 전 선수들이 지나친 의견을 내는 건 결국 선수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맨유는 올 시즌에도 삐걱대고 있다. 리그 5경기에서 승점 7점에 그치며 11위로 쳐졌다. 기대와 현실의 간극은 크다. 이 틈새를 파고든 건 다름 아닌 구단 전설 출신들의 마이크다. 게리 네빌, 리오 퍼디난드, 로이 킨 등 프리미어리그 해설석에 앉은 '맨유 레전드 3인방'은 매 경기 맨유를 향해 거침없는 독설을 퍼붓고 있다. "이 팀은 더 이상 빅클럽이 아니다", "개인 책임이 부족하다", "맨유의 철학은 사라졌다"는 식의 발언이 끊이지 않는다.

에릭센의 시각은 달랐다. 그는 "물론 맨유는 매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도전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금 시대는 20년 전과 다르다. 다른 빅클럽들도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어 예전처럼 매해 리그를 제패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현실론을 꺼냈다. 이어 "맨유는 최근 2년 동안 FA컵과 카라바오컵을 들어 올렸다. 다른 구단이었다면 충분히 자랑스러워할 성과다. 하지만 맨유라는 이미지와 규모 때문에 이런 트로피조차 부족하다고 평가받는다"고 강조했다.

실제 맨유는 에릭 텐 하흐 감독 체제에서 부분적으로 성과를 냈다. 2022-2023시즌 카라바오컵 우승, 2023-2024시즌 FA컵 제패로 작은 트로피라도 거머쥐었다. 그러나 전성기 알렉스 퍼거슨 시절의 압도적 리그 지배를 기억하는 팬들과 해설자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에릭센은 이런 비교 자체가 불합리하다고 봤다. 그는 "모든 구단은 각자의 시대를 가진다. 지금의 맨유는 다른 팀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이다. 전 선수들이 과거의 영광을 들이대며 비판하는 건 결국 현 선수단의 부담만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 환경도 문제 삼았다.

에릭센은 "맨유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을 가진 구단 중 하나다. 따라서 미디어 노출도 가장 크다. 전 선수들이 말을 쏟아내면 팬들은 그 의견에 흔들린다. 결국 그 화살은 선수단으로 돌아온다"라면서 "맨유에서 뛰는 이상 늘 평가와 비판은 따라붙는다. 하지만 선수들은 그저 경기에 집중할 뿐이다. 우리가 보여줄 건 경기장 안에서의 퍼포먼스다. 그것만이 유일한 해답"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한편 에릭센은 지난여름 맨유와 계약이 끝나 자유계약선수(FA)로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에 합류했다. 덴마크 대표팀의 베테랑 미드필더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여전히 '구단 전설들의 그림자'에 시달리는 맨유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낸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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