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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에 제2 전성기 맞은 칸쵸, 이름 새긴 아이디어 통했다

중앙일보

2025.09.23 08:01 2025.09.2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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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웰푸드 이색 마케팅

칸쵸 출시 40주년 제품을 기획한 노혜림 롯데웰푸드 비스킷마케팅팀 담당(왼쪽)과 박영진 롯데웰푸드 비스킷마케팅팀 팀장. [사진 롯데웰푸드]
“처음에는 ‘사랑해’ ‘고마워’ 같은 긍정적 단어나 지역별 문화재 그림을 칸쵸에 넣자는 의견도 있었어요. 하지만 다양한 이름을 새겨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전달하자고 의견이 모아졌죠.”

올해로 출시 40주년을 맞은 롯데웰푸드의 초콜릿 과자 ‘칸쵸’. 이 칸쵸에 이름을 새기자는 아이디어를 낸 노혜림 롯데웰푸드 비스킷마케팅팀 담당의 얘기다.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웰푸드 본사에서 만난 노 담당은 “제품 기획을 1년 전부터 준비했다”며 “소비자 한 명 한 명에게 추억을 주고 싶어 흔한 단어 대신 이름을 넣는 기획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40주년 기념 칸쵸의 인기가 뜨겁다. 오랜 기간 소비자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평범한 제품이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로 특별함을 더해 소비자들의 폭발적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 칸쵸 과자 낱개에 총 504개의 이름과 90개의 하트 모양을 무작위로 새겨 넣은 게 주효했다. 이름은 공식 캐릭터 이름 4개(카니·쵸니·쵸비·러비)와 2008년부터 2025년까지 태어난 신생아 이름 중 국내에서 많이 등록된 순으로 500개를 뽑았다.

정병희씨가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한 사진. 정씨는 아들 이름이 새겨진 칸쵸를 찾기 위해 칸쵸 3박스를 구매했다고 한다. [사진 독자]
롯데웰푸드는 40주년 기념 칸쵸를 출시한 후 11월 16일까지 ‘내 이름을 찾아라’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자신의 이름을 찾은 인증샷을 SNS에 게시하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주는 것. 하지만 SNS에서는 이벤트와 별도로 ‘칸쵸에서 원하는 이름 찾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가수 아이유(본명 이지은)는 지난 20일 SNS 라이브를 통해 ‘지은’이 새겨진 칸쵸를 찾는 모습을 올리기도 했다.

아들 이름 칸쵸를 찾는 숏폼(짧은 길이 영상)을 올린 정병희(32)씨는 “아내와 함께 아들 이름인 ‘지안’이 적힌 칸쵸를 찾으려 3박스 넘게 구매했다”며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 이름을 찾는 재미도 있고 먹는 재미도 있어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라고 말했다. 정씨가 올린 영상은 4일 만에 조회수 약 56만회를 기록했다.

롯데웰푸드는 일주일에 이틀만 가동하던 칸쵸 생산라인을 현재 주 6일로 늘렸다. 초도물량 100만개 이상이 2주 만에 완판됐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서는 9일부터 22일까지 칸쵸 일평균 판매량이 지난달 대비 425.2% 늘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11일부터 22일까지 칸쵸 매출을 집계한 결과 지난달 대비 754.5% 급등했다고 전했다.

황진주 인하대 소비자학과 겸임교수는 “이름이 들어간 제품은 희소성이 있고 개인의 소장 욕구를 충족시켜 소비를 특별한 경험으로 여기게끔 한다”고 말했다. 박영진 롯데웰푸드 비스킷마케팅팀 팀장은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던 새로운 이름을 새기거나 영어·일본어 이름 등 글로벌 소비자를 위한 기획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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