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주식과 채권이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S&P500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지만,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코어 채권’(국채, 우량 회사채, 상업용 주택저당증권 등)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반된 흐름 속에서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미국 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통적으로 안전자산 중심인 채권 시장은 최근에는 일시적 반등 이후 방향성을 잃은 모습이다.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을 동시에 겪는 ‘소프트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은 둔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협상 일정 연기가 불확실성을 더했다.
반면 주식시장은 다른 흐름을 보인다. 주요국과의 관세 협상이 일단락되고,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발표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었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기대가 부각되며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가 확산하였다.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도 주식 랠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는 낙관론이 지나치게 앞서 나가는 모습도 관찰된다. 악재조차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로 해석되며 단기적 주가 상승을 자극한다. 그러나 정부 지출 확대가 재정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중요한 위험 요소로 남아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자금 이동을 촉발했다. 일부 투자자는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시장으로 관심을 돌리며 대안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다. 2025년 들어 S&P500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지역도 있었는데, 동유럽 신흥국 시장의 단기적 성과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익은 구조적 성장보다는 단기 테마와 정책 효과에 기댄 경우가 많았다. 유럽 방산주와 은행주 급등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미국 시장의 구조적 강점이 여전히 뚜렷하다. 세계 최대 경제 규모, 높은 1인당 소득, 다변화된 산업 구조, 민간 부문의 활력은 미국만의 장점이다. 특히 기업의 적극적 투자와 연구개발(R&D) 지출, AI와 첨단 기술 확산을 통한 생산성 개선은 미국이 장기적 성장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기적 변동성과 기회를 구분해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과 위험이 존재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구조적 강점이 있는 미국 시장을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미국에 꾸준히 투자하면서 단기 변동성에는 유연하게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