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보수 여당 기독사회당(CSU)의 마르쿠스 죄더 대표가 최근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국제사회 움직임을 포그롬(유대인 박해)에 빗대며 비판했다.
일간 벨트에 따르면 죄더 대표는 23일(현지시간) CSU 당내 회의에서 "이건 참담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곳에서는 포그롬 분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유대인과 이스라엘 시민에게 연대 책임을 지운다고 주장했다.
그는 벨기에 플란데런 헨트 축제의 이스라엘 출신 지휘자 라하브 샤니 보이콧, 스페인 사이클 대회 '부엘타 아 에스파냐' 코스에 난입한 반이스라엘 시위대 등을 언급했다.
러시아어로 학살·파괴를 뜻하는 포그롬(погром·pogrom)은 19세기 후반 러시아의 반유대주의 집단 폭력에서 비롯한 개념이다. 유대교 회당을 파괴하고 상점을 약탈하는 등 나치 독일이 정권 차원에서 조직한 유대인 박해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죄더 대표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이스라엘 제재 방안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과 마찬가지로 잘못된 신호를 준다면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EU가 무관세 혜택 중단과 함께 추진하는 이스라엘 극우 장관 제재도 "검토해볼 수 있지만 그 역시 회의적"이라며 "독일이 유럽에서 이성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에른주 총리를 겸하는 죄더 대표는 기독민주당(CDU)·CSU 연합이 사회민주당(SPD)과 함께 꾸린 연립정부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CSU는 지난달 초 연방정부가 이스라엘에 무기 수출 승인을 중단하자 반발하며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에게 결정을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독일 정부는 영국·프랑스·스페인 등 다른 유럽 주요국과 달리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계획이 당분간 없다는 입장이다.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협상을 거쳐 평화롭게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의 마지막 단계라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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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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