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최근 나토 3개국 영공 침범…덴마크·노르웨이에도 '미확인 드론'
나토 '철통방어' 장담에도 드론에 허점·비용문제 비판 지속
유럽 대응역량 떠보기?…잇단 '드론 출몰'에 불안감 최고조
러, 최근 나토 3개국 영공 침범…덴마크·노르웨이에도 '미확인 드론'
나토 '철통방어' 장담에도 드론에 허점·비용문제 비판 지속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회원국들이 최근 연이은 '드론 출몰'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공항 인근에 '대형 드론' 2∼3대가 출몰해 약 4시간가량 공항 운항이 중단됐다.
비슷한 시각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공항에서도 드론 한 대가 포착돼 공항이 일시적으로 폐쇄됐다.
두 사안 모두 경위가 명확하지 않은데도 유럽 각국은 벌써 러시아 배후를 의심하는 분위기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2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예 "러시아의 소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공개 지적했다.
또 최근 유럽 각국에서 발생한 유사 사건과의 연관성도 조사하고 있다면서 이번 드론 출몰이 "핵심 기반시설에 대한 심각한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엑스(X·옛 트위터)에 사실관계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도 "우리(EU) 국경에서 지속적인 도전(contestation)을 가하는 양상이 목격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고의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블라디미르 바르빈 덴마크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메일 입장문에서 "러시아는 유럽과 긴장을 고조하는 데 관심이 없다"면서 연관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번 사안은 최근 러시아산으로 확인된 드론과 전투기가 나토 3개국 영공을 무단 침범해 유럽이 격노한 가운데 발생한 것이기도 하다.
폴란드는 지난 9∼10일 밤사이 자국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산 드론 여러 대를 직접 격추했고, 이 과정에서 네덜란드 F-35 전투기 등 동맹들의 첨단 공중 전력이 동원됐다.
나흘 만인 14일에는 루마니아가 영공을 침입한 러시아 '게란' 드론을 감시하기 위해 F-16 전투기를 급파했다.
19일에는 전투기를 보유하지 않은 나토 회원국인 에스토니아 영공에 러시아 전투기 3대가 침범했다.
유럽 주요국들은 러시아가 나토 대응역량의 한계를 떠보려는 것이라고 본다.
나토는 덴마크, 노르웨이 사안에 대해 아직 경위를 조사 중이라는 이유로 러시아 연관성에 대한 공식 판단을 아직 내리지 않았다.
다만 나토는 이날 에스토니아 요청에 따른 나토 4조 긴급 협의가 끝난 뒤 성명에서 러시아를 향해 '무모한' 영공 침범 행위를 중단하라면서 필요시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나토는 또 최근 폴란드의 드론 격추, 에스토니아의 러시아 전투기 퇴각이 신속하며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일련의 사건으로 나토 방공망 허점이 노출됐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기존 방공망이 몸집이 크고 금속 재질인 순항·탄도미사일 탐지·무력화에 초점을 두고 있어 상대적으로 작은 드론 침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값싼' 드론이 출몰할 때마다 고가의 첨단 전투기가 동원되는 것을 둘러싼 비용 효율성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1천∼2천달러짜리 드론을 50만∼100만 달러짜리 미사일로 격추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인정했다.
에스토니아 사례에서는 이탈리아 F-35 전투기가 긴급 발진하기 전까지 러시아 전투기가 12분간이나 에스토니아 영공에 체류, 대응 속도가 너무 느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부 나왔다.
뤼터 사무총장은 그럼에도 "침범한 항공기에 대한 발포와 같은 관여 여부에 대한 결정은 그때그때 실시간으로 내려지며 대상 항공기가 야기하는 위협과 관련해 확보 가능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다"며 신중 대응 기조를 견지했다.
그러면서 최근 개시한 '이스턴 센트리'(Eastern Sentry·동부전선 감시경계) 작전의 일환으로 드론 요격 체계를 보완할 예정이며, 최신 대(對)드론 기술을 가능한 한 빨리 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 차원에서는 일명 '드론 방어망'(Drone Wall) 구축을 위한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 EU 우주·방위 집행위원은 오는 26일 폴란드, 덴마크 등 동참을 희망하는 회원국들과 드론 방어망 구축 관련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EU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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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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