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커크 암살로 경호당국 부담 가중…유엔본부 일대 봉쇄
李대통령 포함 각국 지도자 행사장 오갈때 도로통제·차량경호
각국 정상급 인사 132명 유엔총회 참석…뉴욕시 '경호 비상'
찰리 커크 암살로 경호당국 부담 가중…유엔본부 일대 봉쇄
李대통령 포함 각국 지도자 행사장 오갈때 도로통제·차량경호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세계 정상급 지도자들이 방문하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가 시작한 23일(현지시간) 뉴욕경찰(NYPD)은 최첨단 보안 장비를 가동하며 비상 경호 체제에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연설이 예정된 이날 오전 유엔총회장 인근 맨해튼 거리는 유엔본부 건물을 몇 개 블록 앞둔 지점부터 미 비밀경호국(SS) 요원들과 뉴욕경찰들로 가득 차 있었다.
유엔본부 입구를 250여m 앞둔 지점부터는 출입증을 소지한 이들만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앞두고 검은색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경광등을 켠 경찰 차량 수십 대가 유엔본부 앞 거리를 향해 줄이어 진입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자동 소총을 소지한 요원들도 거리 곳곳에 배치돼 있어 긴장된 분위기를 더했다.
가자지구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특히 올해 방문 예정자 명단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전쟁 수행 중인 지역 지도자들도 포함돼 경호 당국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의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의 암살 사건이 일어나면서 그 어느 해보다 경호 및 보안 이슈를 둘러싼 관심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가자지구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반전 시위와 트럼프 대통령 정책에 반대하는 '반(反)트럼프' 시위가 개최되는 것도 경호·경비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이다.
뉴욕경찰과 비밀경호국은 유엔본부 건물 지하에 '브레인 센터'를 두고 일주일간 열리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 대비해 실시간으로 잠재적 위협에 대응하고 있다.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는 193개 유엔 회원국 정상과 총리, 장관 등 각국 대표들이 차례로 총회장 연단에 올라 연설하는 유엔총회의 연례 하이라이트 행사다. '외교의 월드컵'이라고도 불린다.
유엔에 따르면 올해는 각국 국가원수 89명, 정부 수반 43명 등 정상급 지도자 132명이 총회장을 찾을 예정이다.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는 매년 9월 말 뉴욕시 일대를 '교통지옥'으로 만드는 행사로도 '악명'이 높다.
각국 정상들이 이동할 때 도로 통제 및 차량 경호를 제공하고 유엔본부 일대 인근 주요 도로의 통행을 차단하는 게 주된 이유다.
미 경호당국은 올해도 이재명 한국 대통령을 포함해 정상급 지도자가 숙소나 회의장, 행사장을 오갈 때마다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도로뿐 아니라 뉴욕경찰 소속 헬기들이 상공에서 지상 상황을 감시하고, 해안경비대는 유엔본부 인근으로 선박 접근을 차단한다. 고위급 주간에는 항공기들도 인근 상공을 지날 수 없다.
제시카 티쉬 뉴욕 경찰청장은 유엔총회 고위급 주간을 앞두고 지난주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천 명의 뉴욕경찰청 경찰관들이 이동 경로를 확보하고, 미 대통령을 위한 경호를 강화하며 국가원수들이 머물 호텔의 보안을 지원하고 뉴욕시 전역에서 대표단들의 안전한 이동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