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김하성의 옵트아웃이 가시화 되고 있다. 애틀랜타는 김하성을 놓치고 싶지 않다. 과연 애틀랜타는 김하성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취하게 될까.
김하성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으로 활약했다.
1-1로 맞선 2회 선두타자로 등장한 김하성은 선발투수인 좌완 맥켄지 고어와 9구 승부를 펼친 끝에 87.2마일의 밋밋한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좌전안타로 연결시켰다. 10경기 연속 안타. 3회말에는 무사 1,2루에서 만루 기회를 만드는 볼넷을 만들어내며 두 타석 만에 멀티 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아울러 수비에서는 8회말 2사 1,3루 위기에서 제이콥 영의 타구를 점프 캐치로 걷어냈다.이렇듯 김하성은 매 경기 존재감을 내뿜고 있다. 김하성을 클레임해서 데려온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잘해도 애틀랜타 입장에서는 문제다. 사실 김하성이 처음 합류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김하성과 애틀랜타 모두 2026년 동행까지 생각했다.
김하성은 올해 탬파베이에서 부상으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2년 29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고 내년에는 옵트아웃 혹은 1600만 달러의 선수 옵션이 있었던 상황. 탬파베이는 이 금액이 부담스러웠기에 웨이버로 공시했다. 애틀랜타는 1600만 달러를 기꺼이 감당하려 했다. 옵트아웃 가능성은 떨어졌다.
그런데 김하성이 애틀랜타에서 활약을 펼치자 분위기가 바뀌어가고 있다. 옵트아웃을 선택하고 시장에서 재평가를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애틀랜타와 시간을 함께 보낼수록 김하성이 2026년 1600만 달러의 선수 옵션을 거절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김하성의 에이전트는 스캇 보라스. 고객의 최대 가치를 추구하는 슈퍼 에이전트다. 옵트아웃 선택이 이상하지 않다. ‘디애슬레틱’은 ‘건강할 때 김하성은 에이전트가 스캇 보라스가 아니더라도 연평균 1600만 달러를 웃도는 다년 계약을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김하성의 에이전트는 보라스다’고 설명하면서 김하성의 예상 몸값으로 최소 3년 6500만 달러로 내다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현지는 김하성을 너무 원한다. 23일 워싱턴과의 경기를 중계한 전담 중계사 ‘팬듀얼 스포츠 네트워크’ 중계진은 상당 시간 동안 김하성의 잔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중계진은 “김하성은 올해 애틀랜타 오프시즌, 가장 먼저 지켜볼 도미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김하성은 선수 옵션을 보유하고 있어서 애틀랜타와 함께할 시간을 더 연장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옵트아웃 조항을 발동하면 김하성은 곧바로 FA가 된다. 김하성의 어깨 상태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도 전했다. 중계진은 “월트 와이스 벤치코치에게 ‘김하성의 수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김하성의 수비를 전적으로 신뢰한다. 김하성이 수비에서 보여준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하성의 수비를 마음에 들어했다”라면서 “현재 공격 성적도 물론 좋지만 어깨 수술을 받고 돌아온 뒤에도 수비에서 합격 도장을 받았다는 건 어느 팀에서 뛰든 긍정적인 신호이고 정말 좋은 소식이다”고 전했다.
김하성이 합류하기 이전, 애틀랜타의 유격수 포지션 공격력은 리그 최하위 수준이었다. 올랜도 아르시아가 부진 끝에 방출됐고 이후 닉 앨런, 비달 브루한 등이 나섰지만, 유격수 포지션 WAR(0.1), OPS(.524)는 모두 리그 꼴찌였다. 하지만 김하성은 애틀랜타 유격수 고민을 단숨에 지웠다. 표본이 적지만 타율 3할9리(68타수 21안타) 3홈런 12타점 OPS .828의 성적이다. 현지 중계진은 “닉 앨런을 깎아내리는 건 아니지만 김하성이 라인업에 있으면 달라진다. 앨런은 수비에서 훌륭한 역할을 해줬지만 방망이가 떨어진 건 사실이다. 차이가 확실히 느껴진다”면서 “내년에도 김하성이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고 뛴다고 생각하면 기대가 크다. 팀에 가져다 주는 효과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김하성이 다른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는 얘기는 꺼내지 말았으면 한다. 김하성이 2026년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지 않는다는 건 상상하고 싶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만큼 현지 중계진은 김하성의 잔류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결국 애틀랜타가 김하성을 잔류시키기 위해서는, 옵트아웃 행사 전에 다년계약으로 붙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디애슬레틱’은 ‘곧 서른이 되는 김하성은 올 겨울 FA가 되는 대신 2026시즌을 건강하게 완주하면 더 큰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부담도 따르고 내년에는 유격수가 필요한 팀이 또 지금만큼 많지 않을 수 있다’고 전하면서 ‘애틀랜타가 김하성을 붙잡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김하성이 옵션을 행사하기 전, 다년계약을 제안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이미 애틀랜타는 팀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선수들을 사전에 다년계약으로 붙잡았다. 야구 운영 사장인 알렉스 앤소폴로스는 이들을 시장가치보다 한참 낮은 구단 친화적 계약으로 붙잡은 다년계악의 귀재다.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8년 1억 달러), 2루수 알비스(7년 3500만 달러), 1루수 맷 올슨(8년 1억6800만 달러), 3루수 오스틴 라일리(10년 2억1200만 달러), 외야수 마이클 해리스 2세(8년 7200만 달러), 투수 스펜서 스트라이더(6년 7500만 달러), 션 머피(6년 7300만 달러) 등 핵심 선수들과 다년 계약을 맺었다. 비록 김하성은 이들보다 나이가 많은 베테랑이지만 현재 팀에 장장 필요한 존재인 만큼 앤소폴로스 사장이 일찌감치 움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애틀랜타에 김하성은 뜨거운 이슈가 되어가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