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 여행 해녀 공연 관람 등 자연·문화 체험 ‘세계 평화의 섬’ 지정 20주년 맞아 평화·공존·치유 가치 세계에 전파
“제주의 풍광은 마치 천국에 온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7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1세대 입양인 강현숙(Estelle·74)씨가 제주를 둘러보며 한 말이다. 강씨는 지난 6월 ‘제주와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여행(Soul Home Journey with Jeju)’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방문했다. 마음의 고향여행은 제주가 고향은 아니지만, 제주라는 매력적인 여행지를 향한 많은 이들의 마음을 담겠다는 의미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지난 6월 8일부터 3박4일간 미국·덴마크·영국·태국 등에서 거주 중인 입양인 90여 명을 제주로 초청했다. 참가자들은 제주돌문화공원, 제주해녀박물관, 성산일출봉, 금능해수욕장, 도두무지개해안 등 제주의 자연·문화 유산을 탐방했다. 또 해녀 공연 관람을 통해 제주 고유의 생태와 문화를 체험했다. 제주드림타워가 매주 주말 운영하는 ‘버스킹 ON다’의 프로그램을 통해 누웨마루거리에서 공연 관람과 상권 탐방도 함께 진행됐다.
지난 6월 11일에는 제주국제공항에서 환송식이 열렸다. 제주여행을 마친 한정자(Lisa Jackson·63)씨는 주최측을 향해 “따뜻하게 맞아준 주최측과 제주도민에게 감사한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8살 때 미국으로 입양돼 한글이 익숙지 않은 그녀가 말한 내용을 지인이 옆에서 받아 적는 형식이었다.
한씨는 “제주도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지만 올 때마다 새로운 경험을 준다”며 “제주 해녀의 용기와 제주의 역사·문화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됐고, 가족·친구들과 함께 다시 제주를 방문하려 한다”고 말했다.
고승철 제주관광공사 사장은 “제주도가 전 세계인의 마음을 포용하는 평화와 치유의 섬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기회였다”며 “제주가 품은 인문적 메시지를 참가자들과 공유함으로써 국제적으로 성장 가능한 관광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제주와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여행’은 세계 평화의 섬 지정 20주년을 맞은 제주도가 평화·공존·치유의 가치를 전 세계로 전파하기 위해서 추진됐다. 또 제주관광 대혁신을 위해 제주가 꺼내든 ‘제주와의 약속’의 주요 이벤트 중 하나였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지난해 6월 22일 서울 강남에서 ‘제주와의 약속’ 운동을 선포했다. 환경·사회·경제적 책임을 갖는 ‘지속가능여행’의 공감대 확산과 대한민국 대표 여행지로서의 제주 위상을 회복하자는 취지였다. 제주와의 약속은 관광객-도민-사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상생 모델로 제주 자연을 위한 ‘보전’의 약속, 도민-관광객이 서로 배려하는 ‘공존’의 약속, 제주 문화를 보존 및 발전하기 위한 ‘존중’의 약속 3가지로 구성됐다.
제주와의 약속 운동 1단계인 2024년에는 제주가 제시한 약속을 중심으로 숙박업·외식업·렌터카·여행사 등 관광업종별로 안심, 안전, 공정가격, 친절 서비스에 대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올해는 2단계 제주와의 약속 전국화가 목표다. 캠페인 인지도 확산을 위해 서울, 여주, 경기도 등 수도권 주요 접점에서 홍보 팝업행사를 전개해왔다. 이 과정에서 2만9027명이 서약에 동참하며 제주관광의 신뢰를 회복할 발판을 마련했다.
올 하반기에는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제주와의 약속 버스’도 운영할 계획이다. 다양한 기업과 협업해 친환경 중심의 참여형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3단계인 2026년에는 해외 도시와 지속가능한 여행 약속을 통해 국제적인 교류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