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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지 마, 초구 칠 거야” 볼넷 극혐, 성미 급한 수위타자…사상 최초 탄생 임박

OSEN

2025.09.2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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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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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볼넷이 겨우 7개, 최초 한 자릿수 타격왕 후보 마키하라 다이세이

[OSEN=백종인 객원기자] 수위 타자 싸움에 지각변동이 생겼다. 압도적인 1위이자, 유일한 3할 타자가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일본(NPB) 퍼시픽리그 얘기다.

소문대로 극심한 투고타저 리그다. 고만고만한 2할 타자끼리 경쟁이 치열했다. 군계일학이 있었다. 오릭스의 니시카와 료마(30)였다. 혼자 3할 초반(0.310)의 고타율(?)을 지켰다.

그런데 다쳤다. 20일 경기 중 자기 타구가 다리를 직격 했다. 검진 결과 정강이 뼈가 부러졌다는 진단이다. 전치 2~3개월을 요하는 중상이다. 시즌 아웃인 셈이다. 동시에 타격왕의 꿈도 사라졌다(규정타석에 31개 부족).

따라서 1위가 바뀐다. 라쿠텐의 무라바야시 이쓰키가 맨 앞으로 나온다. 타율 0.293이다. 그 뒤로 몇몇이 줄을 선다. 그래봐야 거기서 거기다. 2위가 0.290, 3위는 0.286이다.

하지만 이들은 오래갈 수 없다. 막강한 다크호스가 턱 밑에 있기 때문이다. 바로 소프트뱅크의 마키하라 다이세이(32)다.

그는 격이 다르다. 3할을 치고 있다. 현재 0.304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아직은 장외다. 규정타석(팀 경기수X3.1)에 3개 부족한 상태다. 큰 변수가 없으면, 이번 주 안에 리더 보드에 등장한다. 타격감도 나쁘지 않다. 22일 3타수 1안타, 23일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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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출현이 놀라운 이유가 있다. 화끈한 스타일 때문이다.

배트를 쥐고 평생 따르는 신념이 있다. 속전속결이다. 절대 참지 않는다. 기다림도 필요 없다. 무조건 초구를 노린다. 혹시 아니라면? 그래도 웬만해선 3구를 넘기지 않는다.

기록이 말해준다. 올해 117경기에서 415번 타석에 섰다. 볼넷은 고작 7개뿐이다. 공 4개는 그에게 극한의 인내력을 요구하는 일이다.

현재 상태로 진행된다 치자. 그러니까 마키하라가 수위타자에 오르고, 4구 숫자는 10개 미만으로 끝났다 치자. 그렇다면 사상 초유의 기록이 탄생하게 된다. 유일한 한 자릿수 볼넷의 타격왕이 되는 셈이다.

보통이라면 30~40개는 기본이다. 50개가 넘는 타자도 여럿이다. 타격 순위표 20위 안에 들어가려면 그 정도는 된다.

100년 가까운 역사도 그렇게 얘기한다. 역대 최소는 14개다. 1981년 요미우리의 시노즈카 가즈노리가 타격왕(타율 0.357)을 할 때도 그만큼의 볼넷이 포함됐다.

익숙한 이름도 나온다. 백인천이다. 당시 세이부의 전신 다이헤이요 소속이었다. 1975년 0.319로 수위타자에 오를 때 17개의 4구를 얻었다.

그나마 볼넷 20개 미만의 타격왕은 이들 두 명뿐이다. 그만큼 4구와 타율은 무척 친밀한 관계다. 볼넷 없이는 타율 관리가 어렵다는 뜻이다.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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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하라는 입단 당시 정규직이 아니었다. 연습생, 그러니까 육성 드래프트(2010년) 출신이다. 그것도 5번째면 아득한 순위다.

이상할 것도 없다. 일단 체격 조건이 별로(172cm, 72 kg)다. 고교 시절에 고시엔 무대와도 거리가 멀었다. 계약금 따위가 있을 리 없다. 연봉 270만 엔(약 2500만 원)이 전부였다.

그나마도 언제 잘릴지 모른다. 악착같은 근성으로 간신히 버텼다. 2년 만에 정식 선수로 승격돼, 1군 경기에 출전했다.

대주자, 대수비로 6년을 버텼다. 7년째, 드디어 기회가 온다. 시즌 후반에 선발 2루수로 기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59게임을 뛰었다.

발도 빠르고, 타격 센스도 제법이다. 당시 구도 기미야스 감독이 눈여겨봤다. 하루는 1번 타자로 오더를 써냈다. 그런데 ‘아차’ 싶었다. 냅다 1~2구에 배트를 돌리기 때문이다.

불호령이 떨어진다. “이 녀석, 1번 타자면 공을 좀 기다려야지. 그래야 다른 선수들도 볼 기회가 있을 것 아냐.”

하지만 소 귀에 경 읽기다. 급한 성미는 고쳐지지 않는다. 결국 감독, 코치도 입을 닫게 된다. 기록을 보면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초구를 40번 쳐서 21개를 안타로 만들었다. 타율을 따지면 5할을 훌쩍 넘긴다(0.525).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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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조금 차분해졌다. 그러나 천성은 바뀌지 않는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타순만 5번으로 옮겼을 뿐이다.

초구 타격은 멈출 수 없다. 81번을 냅다 휘둘렀다. 28개가 안타로 변했다. 타율 0.346이다. 자신의 올해 홈런 5개 중 4개도 포함된다.

3구 이내 공략이 63%를 차지한다(초구 19.5%). 그래서 성공한 비율이 31.7%(타율 0.317)나 된다. 자신의 시즌 평균(0.304)을 약간 웃돈다.

그의 평생 소원이 있다. 타격왕? 아니다. 규정 타석 진입이다. 지난 14년 동안 한 번도 이루지 못한 영역이다. 가장 근접했던 게 2022년의 2개 부족(441타석)이다.

“수위 타자에는 큰 욕심 없다. 그럴 처지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다치지 않고 풀 시즌을 뛰는 게 우선이다. 그래서 규정 타석을 채우는 것이 목표다.”

2023년을 마치고 3년 계약을 맺었다. 연봉 1억 엔(약 9억 4000만 원)을 돌파하며, 육성 선수의 성공 신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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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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