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기반 후각 인식 기술로 상한 음식을 판별하는 한인 교수의 ‘일렉스트로닉 노즈'(e-nose) 연구가 국립과학재단(NSF)으로부터 20만달러 펀딩을 지원받는다.
조지아주 케네소 주립대(KSU)는 9일 최태영(사진) 컴퓨터공학부 교수의 ‘e-nose’ 프로젝트가 NSF 지원 연구과제로 지난 6월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기존 물리적·화학적 탐지와 다르게 접촉 없이 식품 주변 공기를 포집하는 방식으로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표적 병원균인 살모넬라, 대장균 등을 탐지하는 것이다. 현재 제한적인 단일 식품 유형에만 적용 가능한 이 기술의 정확도를 높이고, 냄새 데이터를 대량으로 축적해 여러 음식이 섞인 실생활 밀착형 환경에서도 상한 음식을 골라내는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게 목표다.
매년 전국에서 식중독 등 식품 매개질병은 평균 4800만건 발생한다. 입원 환자수는 12만8000명으로 이중 3000명이 사망에 이른다. NSF는 식품 안전 문제를 해결할 AI 해결책으로 전자코를 주목했다.
최 교수는 23일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AI모델은 텍스트 기반 언어 분야에만 집중돼 있는데, 이를 후각 영역까지 넓히는 게 주된 연구 목적”이라고 전했다. 기체 분자를 인식해 내는 인공지능 전자코는 온도와 습도에 따라 정확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환경이 통제된 연구실 밖에서는 성과를 내기 쉽지 않아 연구 진전이 더뎠다. 그는 “오염된 식품을 판별하는 것 외에도 마약 탐지용으로 활용하거나 병원에서 환자가 내뱉는 날숨을 통해 암과 같은 질병을 검진하는 의료용 기기로 쓸 수 있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AI 기술을 실생활과 산업계 전반에 접목시키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올해 초에는 농업용 AI 무인기계인 모코봇(MocoBot)을 개발, 해충이 활발히 활동하는 야간시간대 작물로부터 벌레를 제거하는 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