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현지시간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총회장으로 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타는 순간, 에스컬레이터가 갑작스럽게 가동을 멈춥니다.
앞서가던 멜라니아 여사와 트럼프 대통령 모두 다행히 넘어지진 않았지만 두 사람은 가동이 중단된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올라가야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수난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5년 만에 유엔총회장 연단 위에 선 트럼프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시작하려는데 이번엔 프롬프터가 작동하지 않은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롬프터 없이 연설하게 되는 것도 괜찮다. 프롬프터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이렇게 하면 더 진심에서 우러나는 말을 할 수 있다. 다만 이 프롬프터를 작동시키고 있는 사람은 그게 누구든 큰 곤경에 처했다고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 짓게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어진 연설에서 유엔이 분쟁에 무능력하고 기구 운영이 비효율적이며 나아가 부패했다는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유엔으로부터 받은 것은 올라가는 도중 한가운데서 멈춘 에스컬레이터와 고장 난 프롬프터뿐"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우발적인 '의전 사고'를 평소 유엔에 대한 불신과 불만과 연결 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통상 15분을 훌쩍 넘어 1시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의 경제 정책 성과를 설명하며 성공적인 무역 협상국의 사례로 한국을 거론했는데, 북한은 전혀 언급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