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를 결정짓는 한 방이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명품 조연' 전병우(내야수)의 활약이 빛났다. 삼성은 지난 2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7-5로 승리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무엇보다 7회 전병우의 2타점 적시타가 결정적인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5-4로 앞선 삼성의 7회말 공격. 추가 득점이 필요한 가운데 선두 타자 이재현이 바뀐 투수 박신지를 상대로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골랐다. 김성윤이 상대 실책으로 출루해 누상에 주자 2명으로 늘어났다.
두산 벤치는 좌타자 구자욱과 르윈 디아즈를 봉쇄하기 위해 좌완 이병헌을 마운드에 올랐다. 구자욱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주자 모두 진루에 성공했다. 이병헌은 디아즈와의 정면 승부를 피했다. 주자 만루.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벤치는 김영웅 대신 전병우를 대타로 내세웠다. 그러자 두산 벤치도 사이드암 최원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병우는 최원준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재현과 김성윤 모두 홈을 밟았다. 7-4.
두산은 9회 박계범과 박지훈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서 제이크 케이브의 내야 땅볼로 1점을 따라붙었다. 이후 양석환의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2,3루가 됐다. 김민석이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지만 강승호가 자동 고의4구로 걸어 나가며 2사 만루가 됐다. 박성재가 힘껏 친 타구는 좌익수 정면으로 향하며 경기 종료.
전병우는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 TV'를 통해 "어차피 대타니까 잃을 거 없다는 생각으로 초구부터 과감하게 휘둘렀다"고 했다. 압박감이 심한 상황이었지만 성공하면 좋은 거고 그렇지 않으면 제 탓이라고 여겼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팬들 사이에서 ‘가을 사나이’로 불리는 전병우는 “시즌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안타를 치니 가을이 오긴 왔나 보다. 더 잘 치고 싶다”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전병우의 한 방이 없었다면 경기 흐름은 달라졌을지 모른다. 박진만 감독이 전병우의 쐐기타를 승부를 가른 결정적 장면으로 꼽은 이유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