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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식당 업주들 '먹튀' 골머리…음식값 내지 않고 도주

Los Angeles

2025.09.2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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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해도 수사 하세월
악의적 '차지백' 고객도
최근 한인 식당 업주들이 무전취식(먹튀)과 악의적인 카드 결제 취소(차지백) 증가로 많은 피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피해 신고를 해도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아 업주들은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먹튀의 경우 잘못 대응했다가는 더 큰 문제로도 번질 수 있어 냉가슴만 앓는다는 것이다.    
 
LA한인타운 ‘올유캔잇 스시&바비큐’(대표 크리스 한) 식당은 지난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식사를 마친 타인종 고객 2명이 계산을 하지 않고 그냥 가려고 해 직원이 뒤따라갔다. 그러자 그들은 “카드를 테이블에 놔뒀으니 그걸로 계산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카드 결제를 하려는 사이 그들은 달아났고 해당 카드는 분실 신고가 된 것인지 승인이 거부됐다. 이 업소는 지난달 초엔 더 뻔뻔한 고객들로 인해 피해를 봤다. 타인종 단체 손님 11명이 와서는 5명만 결제를 한 것. 나머지 6명은 “우리는 음식도 거의 안 먹었고, 식당 서비스도 별로였다”는 황당한 이유를 대며 계산을 거부했다. 이들과 언쟁까지 벌였지만 그들은 막무가내로 업소를 떠났다. 이날 피해 금액만 200달러에 달했다.
 
크리스 한 대표는 올해 들어 비슷한 피해를 일곱 번 이상 당했다고 토로했다. 지난 1월에는 남성 고객 3명이 도망가는 일이 있었고, 얼마 후에는 가족으로 보이는 3명이 계산을 하지 않고 사라졌다. 2월에도 2건이나 비슷한 일이 있었고, 6월에는 남성 4명이 식사를 한 후 차에 두고 온 현금을 가져오겠다고 하더니 달아났다.  
 
한 대표는 “먹튀는 마감 직전 늦은 밤 시간대에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유천냉면’(대표 제니 정)도 먹튀 피해를 자주 겪고 있다. 지난달 초에도 아시아계 젊은 여성 3명이 와서 냉면을 먹고 슬며시 한 명씩 사라졌다. 이보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아시아계 남성 3명이 냉면·갈비·만두 등 160달러어치나 먹고는 “카드를 두고 왔다”며 고장 난 휴대폰을 맡기고는 돌아오지 않았다.  
 
제니 정 대표는 “음식값을 내지 않고 도주하는 일이 한 달에 한 번꼴로 발생한다”며 “경찰에 신고해도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아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버뱅크에서 시푸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 대표는 지난해 2건, 올해 4건(2월·3월·5월·6월) 등 총 6건의 차지백을 당했다. 주문자의 이메일과 전화번호 등을 확인한 결과 동일 인물이 반복적으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표는 “명백히 악의적인 차지백 행위지만 막을 방법이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인타운에서 김밥천국을 운영하는 조현주 사장은  “웹사이트를 통해 주문하고 나중에 악의적으로 차지백으로 취소하는 경우가 한 달에 1~2건은 된다”며 “먹튀와 다를 바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조 사장은 “취소 시 결제 금액뿐 아니라 25~30달러의 차지백 처리 수수료까지 업주 부담”이라고 말했다. 음식값 80달러가 차지백되면 식당은 110달러가량 손해를 보는 셈이다.  
 
식당에서 음식값을 지불하지 않고 도주하는 행위는 ‘다인 앤드 대시(dine and dash)’로 처벌 대상이다. 가주법(CPCS537)에 따르면 ‘다인 앤드 대시’ 행위는 피해액이 950달러 이하일 경우 최대 1000달러 벌금 또는 6개월 징역형, 950달러 이상이면 최대 3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강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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