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시즌이 끝나지도 않았는데도 거취를 주목받고 있다. 이유는 딱 하나. FA 시장의 최대어이기 때문이다. KBO가 선정하는 3년 연속 수비왕 수상이 유력하다. 골든글러브는 NC 김주원이 유력하지만 수비는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비에서 순간적인 순발력과 타고난 센스로 어려운 타구를 잡아내고 강하게 던지는 능력도 수준급이다. 그렇다고 타격이 뒤지는 것도 아니다. 작년까지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타고투저인 올해도 2할대 후반의 타격을 하고 있다. 도루능력도 갖추고 있다. 올해는 26개 기록중이지만 기본 30개는 가능하다. 2024 우승을 이끈 유격수, 즉 우승반지도 갖고 있다. 앞으로 2경기만 더하면 올해까지 7년 연속 130경기 출전이라는 내구성을 갖춘 명품 유격수가 됐다.
개인적으로 감개무량한 첫 FA 자격이다. 2014 2차 5라운드에 낙점을 받았다. KIA는 수비능력을 보고 뽑았다. 갸녀린 체격이었다. 공을 맞추는 것도 힘겨워보였다. 구위에 밀려 인플레이 타구도 제대로 날리지 못했다. 군복무를 마친 시점부터 근육이 크게 불어났다. 프로선수의 몸으로 재탄생하더니 주전 유격수를 꿰찼다. 규정타석 타율 꼴찌의 굴욕을 딛고 3할 타자로 일어섰다. 재능과 노력으로 FA 최대어가 된 것이다.
박찬호는 지난 9월초 FA 관련해 자신의 속마음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제까지 열심히 운동한 댓가이다. 입단 12년차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올줄이야"라며 "KIA가 얼마를 오퍼할까? 이런게 궁금하기는 하다. 큰 돈을 받아야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 상황이 너무 재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KIA의 제시액 규모가 아니라 FA 협상에서 그런 오퍼를 받는다는게 신기하다는 의미의 말이었다.
KIA는 박찬호가 필요하다. 작년 우승했지만 올해 8위가 확정적이다. 굴욕적인 추락을 딛고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박찬호의 유출을 막아야 한다. 박찬호가 나간다면 마땅한 대안이 없다. 프로는 돈에 따라 움직인다. FA 시장이 열리면 조건에 따라 마음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KIA가 잡기 위해서는 상당한 규모의 오퍼를 해야한다.
현재로서는 얼마를 받을 것인지 알 수 없다. 다만 FA 심우준이 작년 한화로 이적하면서 받는 4년 최대 50억 원이 기준점이다. 그 이상을 받을 것은 확정적이다. 관건은 박찬호에 관심이 있는 구단이 등장하느냐이다. 경쟁자가 나선다면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KIA 박찬호./OSEN DB
주전 유격수가 없는 구단들이 구매자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10개 구단 가운데 유격수가 필요한 곳은 지방팀 한 곳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2팀 정도가 꼽힌다. 이들 가운데 누군가가 박찬호를 잡기 위해 나선다면 머니게임이 발발할 수 밖에 없다. 벌써부터 한 구단이 몸이 달아 있어 시장만 열리면 박찬호 잡기에 뛰어들 것이나는 소문이 나고 있다.
다만 고려할 점이 하나 있다. 현재 미국과의 관세 협상으로 각 기업들이 비상상황에 직면해있다. 즉 모그룹의 경영사정이 좋지 않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많은 돈을 쓰지말라고 그룹 차원의 제동장치가 작동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구단들이 정한 조건을 넘는다면 아예 발을 뺄 수도 있다. 박찬호의 FA 결말이 참으로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