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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 반려견까지 챙기는 ‘전기 패밀리카’ EV5 출시

중앙일보

2025.09.24 01:19 2025.09.24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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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5를 출시했다. 넓은 실내 공간과 2열 탑승자를 배려한 편의 시설 등이 특징이다. 사진 기아
기아 스포티지, 현대차 투싼, 토요타 라브4, 혼다 CR-V.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모델이다. 기아가 이런 내연기관차 중심의 준중형 SUV 시장에 전기차 EV5를 출시했다. 패밀리 전기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어떤 가족이신가요? 묻는 EV5

기아 EV5 2열은 넓은 실내 공간과 뒷좌석 탑승자를 위한 시트백 테이블, 콘솔서랍 등 편의장치를 갖췄다. 이수정 기자

23일 오후 경기 하남에서 가평까지 기아 EV5로 왕복 95㎞를 주행해봤다. 운전석에 앉자 시트가 몸과 닿는 부분을 안정감있게 잡아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앞서 기아 PV5, 현대차 아이오닉6를 시승했을 때보다 몸이 편안하게 고정되는 느낌이었다. 또 주행시 소음이 거의 없어 '고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가속페달을 살짝 밟자, 물에 미끄러지듯 나가는 듯 부드럽게 주행할 수 있어 승차감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다만 키가 작은 운전자의 경우 운전석쪽 사이드미러와 A필러가 오히려 시야를 가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스형으로 볼륨감 있는 앞범퍼 부분은 외관상 웅장한 느낌은 주지만 초보 운전자에겐 주차장 빠져나가기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EV5는 패밀리카를 표방하는 만큼 승차감보단 내부 활용도가 더 돋보였다. 2열에선 넉넉한 실내 공간을 느낄 수 있었다. EV5의 2열 레그룸(시트 힙 포인트부터 발을 최대한 뻗을 수 있는 곳까지 수치)은 1041㎜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2열에서 아기 기저귀를 갈아야 하거나, 밥을 먹여야 할 때도 협소함은 느끼기 어려울 것 같았다.

뒷좌석 사용자를 위한 세심한 편의시설도 눈에 띄었다. 2열에서 앞좌석에 붙은 버튼을 누르면 ‘시트백 테이블’이 모습을 드러낸다. 펼쳐진 테이블엔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을 거치할 수 있는 홈이 있고, 간단한 간식을 올려두기에도 손색이 없었다. 2열 콘솔에는 뒷좌석 탑승자를 위한 수납공간과 암레스트에도 서랍 겸 컵홀더를 배치해 편의성을 높였다. 박성준 연구원은 “공간 활용이 뛰어난 SUV의 가치를 충분히 강조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앞좌석에 달려 있는 버튼을 누르면 시트백 테이블이 펼쳐진다. 이수정 기자
기아는 시승회 전시 장소에 EV5가 담아낼 수 있는 다양한 가족 모습을 묘사해두었다. 자녀가 있는 가족뿐 아니라 반려동물을 기르는 펫팸족을 위한 기능인 ‘펫모드’도 새로운 점이었다. 차에 반려동물을 두고 잠시 내려야 할 때 펫모드를 켜면 후석 승객 알림이 작동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 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혹시나 반려동물이 차량 내 각종 버튼을 눌러도 작동하지 않도록 설정된다.
EV5 2열은 트렁크와 평평하게 접을 수 있어 캠핑이나 차박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이수정 기자

적재 공간도 넉넉하다. 2열을 모두 접으면 1650리터(L)까지 실을 수 있다. 차박·캠핑시에는 2열을 평탄하게 접을 수 있다. ‘폴드 앤 다이브’ 기능으로 2열 시트를 앞으로 완전히 접으면 시트 전체 높이가 낮아지며 트렁크와 수평으로 연결된다.

2열을 접으면 트렁크 적재 용량이 1660리터(L)로 늘어난다. 이수정 기자


‘가성비 가족차’ 기다린 국내 소비자

이달 초 EV5 가격이 공개된 뒤 소비자 불만이 적잖다는 점은 EV5가 풀어야 할 숙제다. 중국 CATL의 NCM 배터리를 탑재해서, 가격이 낮아질 거란 소비자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EV5는 3개 트림으로 출시되는데, 에어 4855만원, 어스 5230만원, GT라인 5340만원부터 시작한다. 반면 중국에서 먼저 출시된 EV5(LFP배터리 탑재)는 14만9800위안(약 2900만원)부터 시작하고, 한국과 비슷한 주행거리를 가진 모델은 3000만원 후반대, 가장 고가 라인이 4800만 원대다.
중국에서 출시된 EV5 가격. 이수정 기자

지난 2일 열린 ‘EV5 테크 데이’에서도 가격 관련 질의가 빗발쳤다. 손용준 국내상품1팀장은 “국내 선보인 EV5는 중국형과 분명히 다른 차량”이라며 “가격은 EV5가 국내에서 EV4와 EV6 사이에 있고, 인접 차급의 SUV까지 고려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검토했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국내 선보인 EV5를 전 세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출시 모델은 충돌 시험 및 환경 규제가 까다로운 유럽·캐나다 기준을 만족한 만큼, 이 지역으로 시장을 확장한다. 특히 유럽은 EV5급 차량 수요가 적지 않고, 전기차 시장이 성장 중이다. 미국은 전기차 보조금 정책 등을 고려해 출시를 검토 중이다. 신승훈 책임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SUV 시장인 준중형차에서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핵심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가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5를 출시했다. 넓은 실내 공간과 2열 탑승자를 배려한 편의 시설 등이 특징이다. 사진 기아



이수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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