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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괜시리’ 쓸쓸해진다고요?

중앙일보

2025.09.2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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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돼도 더위가 가실 줄 모르더니 이제 제법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게 가을이 성큼 다가섰다. 하늘이 높고 푸른 청명한 날씨가 이어지는 계절이지만 가을만 되면 마음이 쓸쓸하고 서글퍼진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 “괜시리 가슴이 울렁거리고 마음 한편이 쓸쓸해지는 게 가을 타는 것 같다” “가을을 타는지 기분이 울적하고 괜시리 마음 한구석이 공허해지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까닭이나 실속이 없는 데가 있게’라는 의미를 나타낼 때 이처럼 ‘괜시리’라고 쓰는 이가 많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괜스레’라고 해야 바른 표현이 된다.

‘괜스레’는 ‘아무 까닭이나 실속이 없다’를 뜻하는 ‘괜하다’의 어간 ‘괜-’에 ‘그러한 성질이 있음’의 뜻을 더하고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스럽다’가 붙은 ‘괜스럽다’의 부사형이다. ‘괜시리’뿐 아니라 ‘괜스리’ ‘괜시레’ 등과 같이 쓰는 사람도 있으나 모두 잘못된 표현이므로 주의해 써야 한다.

‘괜스레’와 비슷한 뜻으로 ‘공연스레’가 있다. ‘공연스레’ 역시 ‘공연시리’ ‘공연스리’ ‘공연시레’ 등과 같이 표기하는 경우가 있으나 바른 표현이 아니므로 ‘공연스레’라고 고쳐 써야 한다.

‘갑작스레’ ‘거추장스레’ ‘요란스레’ ‘다정스레’ 등도 ‘갑작시리/갑작스리/갑작시레’ ‘거추장시리/거추장스리/거추장시레’ ‘요란시리/요란스리/요란시레’ ‘다정시리/다정스리/다정시레’ 등처럼 쓰는 이들이 있으나, 이 역시 모두 ‘-스럽다’를 활용한 ‘-스레’를 붙여야 바른 표현이 된다.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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