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거취가 정해지지 않은 프로야구 감독은 현재 4명이다. 두 명은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두산 베어스 조성환(49) 감독대행과 키움 히어로즈 설종진(52) 감독대행 등 ‘임시’ 사령탑이고, 나머지 두 명은 LG 트윈스 염경엽(57) 감독과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49) 감독이다. 가을야구를 향한 5강 싸움의 막판, 물밑에선 이들의 재계약 문제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9위 두산은 올 시즌 사령탑이 가장 빨리 바뀐 구단이다. 지난 6월 이승엽(49)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했다. 2023년 부임하자마자 두산을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이끈 이 감독은 이듬해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성과를 냈다. 하지만 2년 연속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하며 리더십이 흔들렸다. 이 감독의 사의를 수용한 두산은 곧바로 조성환 감독대행을 선임했다.
통솔력을 인정받은 조 대행은 젊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하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두산을 9위에서 더는 끌어올리지 못한 채 올 시즌 마무리를 앞뒀다. 두산은 이승엽 체제에서 23승3무32패(승률 0.411), 조성환 체제에서 35승3무43패(승률 0.449)를 기록했다. 다이내믹한 반전이 없다 보니 조 대행이 정식 감독으로 선임될지는 미지수다. 구단 내부적으로는 잔여경기를 마치고 조 대행을 포함해 후보군을 추려 새 사령탑을 선임할 방침이다.
올해까지 3년 연속 최하위인 키움은 2021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홍원기(52) 감독을 지난 7월 경질하고, 설종진 2군 감독을 대행으로 앉혔다. 설 대행은 일단 성적 면에선 만족스러운 성과를 냈다. 기존 0.237(27승3무61패)의 승률을 0.417(20승1무28패)로 끌어올렸다. 설 대행이 차기 사령탑으로 유력한 가운데에 키움 구단은 이달 중, 늦어도 10월 초에는 신임 감독을 확정할 계획이다.
3년간 총액 21억원 계약이 만료되는 LG 염경엽 감독은 재계약이 유력하다. 2023년 통합우승을 이끌었고, 올 시즌에도 LG를 페넌트레이스 1위로 올려놓았다. 최근 이숭용(54) 감독과 연장 계약(3년간 18억원)을 발표한 SSG 랜더스처럼 가을야구를 앞두고 구단이 염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는 재계약을 발표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선수단을 3년간 이끌며 ‘초보 사령탑’ 꼬리표를 뗀 삼성 박진만 감독에게는 포스트시즌 결과가 중요하다.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간 지난해와 달리 올 시즌에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 어느 지점에서 가을야구를 끝내느냐가 재계약의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