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의 이름이 A매치 데뷔 무대 이후 전 세계에 퍼졌다. 그러나 경기력보다 더 많은 관심을 끈 건 잘못된 병역 논란이었다.
더욱 큰 문제는 독일과 중국 언론이 한국 병역 제도를 전혀 알지 못한 채 억지 해석을 내놓으면서다.
빌트는 카스트로프가 한국 국적을 선택했기 때문에 언젠가는 군 복무로 커리어가 멈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손흥민·김민재처럼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고 지적하며 카스트로프 역시 결국 선수 생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여기에 중국 소후닷컴까지 가세했다. 이 매체는 카스트로프의 골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된 장면을 언급한 뒤 “그는 군 복무 문제까지 겹쳐 곤란에 처했다”는 자극적 기사를 내보냈다.
이어 “혼혈 선수의 경우 군 복무를 37세까지 연기할 수 있으나 국가대표 수당을 받으면 곧바로 병역 대상이 된다”는 주장까지 덧붙였다. 한국 법조항을 단편적으로만 끼워 맞춘 억지 해석이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대한민국 병역법은 단순하지 않다. 카스트로프처럼 외국 국적 아버지와 한국 국적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경우 국내에서 일정 기간 이상 거주하거나 경제활동을 지속해야만 실제 소집 대상으로 분류된다. 해외 리그에서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한 군 복무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37세가 지나면 자동으로 전시근로역으로 전환되기에 현실적으로 선수 커리어와 병역이 충돌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한축구협회와 카스트로프 측도 이 점을 명확히 인지한 뒤 귀화를 추진했다. 귀화 절차에서 병역 관련 문제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검토 항목이다. 따라서 ‘협회가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일부 중국 언론의 주장은 그야말로 무지에서 비롯된 억측일 뿐이다.
더욱이 손흥민과 카스트로프를 단순 비교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손흥민은 부모가 모두 한국인인 순수 한국 국적자였기에 병역 의무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반면 카스트로프는 복수국적을 가진 상황에서 귀화를 택한 경우다. 구조부터 다르다. 그럼에도 손흥민의 병역 면제 사례를 끌어와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건 한국 병역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클릭 수만 노린 자극적 접근이라 볼 수 있다.
결국 중국과 독일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 확인조차 거치지 않은 억지 기사에 불과했다. 오히려 카스트로프는 미국과 멕시코를 상대로 존재감을 입증했고, 소속팀 묀헨글라트바흐에서도 레버쿠젠전 선발로 기용되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커리어에 변수가 될 법적 문제는 없으며, 오히려 실력으로 경쟁을 증명해가고 있는 셈이다.
한국 축구의 첫 귀화 선수라는 상징성만큼이나 많은 시선이 쏠려 있지만, 병역 문제를 빌미로 한 억지 보도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카스트로프의 미래를 가를 것은 군 문제가 아닌 결국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줄 그의 퍼포먼스다. / 10b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