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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 들고 귀촌한 초짜부부, 연 1억 버는 '달달한 비밀'

중앙일보

2025.09.24 13:00 2025.09.2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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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더중플-은퇴Who
‘준비된 노년’이란 어떤 모습일까요.
경제적 여유만 있다면 누구나 행복한 노년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주된 직장에서 퇴직하고도 여전히 건강하다면 어떤 일을 하는 게 좋을까요.

아직 가보지 않은 길, 그래서 두렵고 막막한 ‘은퇴 이후의 모습’을 미리 만나봤습니다.
은퇴 이후, 인생 2막에 연착륙하는 데 성공한 선배들의 사연을 통해 우리의 인생 2막 계획을 점검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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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
2020년, 귀농을 결심하고 서울 생활을 청산한 뒤 내 손에 쥔 전 재산이었다. 당시 내 나이 55세였다.

‘젊은 시절부터 소방관·택배영업소장·배달 등 여러 직업을 거쳤는데도 이게 전부라니. 이 돈으로 가족과 어디 가서 뭘 할 수 있을까….’

머릿속이 복잡하고 한숨밖에 안 나왔다.

며칠 동안 골머리를 끙끙 앓는 나를 지켜보던 아내가 어느 날 내 어깨를 툭 치며 이렇게 말했다.

“뭔 고민을 그리 심각하게 해요? 그냥 갑시다!”

아내의 단순명쾌한 말에 정신이 번뜩 들었다. 서울에 있다고 큰 돈을 벌 것도, 좋은 기회가 있는 것도 아니다. 어차피 맨주먹으로 다시 시작할 거, 평소 꿈꿔 왔던 시골살이라도 해보자며 결단을 내렸다.

귀촌 5년째, 올해로 내 나이 예순이다. 지금 우리 부부의 연 매출은 1억원이 넘는다. 사실 매출 1억원은 2022년, 귀촌 2년 만에 달성했고 해마다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

오십대 후반, 적지 않은 나이에 빈손으로 시골로 내려와 대체 뭘 했기에 2년 만에 연 매출 1억원을 달성할 수 있었을까. 김준환(60), 양승원(50) 부부의 달콤한 귀촌 생활에 대해 알려드리겠다.
김준환, 양승원 자연벌꿀 대표가 지난달 충남 공주시에 위치한 양봉장에서 꿀벌을 돌보며 중앙일보와 인터뷰 촬영을 하고 있다.김성태 객원기자

초짜 귀농인, 1억 소득 올리게 만든 아이템은

귀촌은 우리 부부의 오랜 꿈이었다. 아내와 함께 전국에 있는 시골 마을들을 여행 삼아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 하지만 시골에 가서 뭘 할지 결정하지 못한 채 집만 보는 것으로는 어느 동네가 내게 맞을지 선뜻 결정을 내리기 힘들었다.

“어느날 TV에서 꿀벌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나오는데 굉장히 재밌어 보여요. ‘아, 양봉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죠. 마침 집 근처 광진구청에서 양봉 교육을 실시한다는 플래카드가 눈에 띄더라고요. 당장에 신청했죠.”

하지만 이론 위주의 수업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갈증이 있었다. 실제 양봉장에서 벌을 다뤄보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았다. 어느날 예상치 못한 기회가 왔다.

“어느 날 차를 타고 성남 제2 공항 근처를 지나다 내비게이션을 보니까 왼쪽으로 골이 아주 깊어요. ‘이 정도면 양봉장이 있겠는데…’ 싶어 무작정 유턴해서 그쪽으로 차를 몰았죠.”

길을 따라 깊이 들어가 보니 실제로 벌통이 있었다. 겨우 양봉장 주인을 만나 다짜고짜 “조수로 좀 써주시라”고 부탁했다. 그분은 내 얼굴을 찬찬히 보더니만 “시간 나시면 아무 때나 오세요”라고 흔쾌히 허락했다. 드디어 ‘스승님’을 만난 거다.

“알고 보니, 그분이 양봉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였어요. 한국양봉농협 조합장을 20년이나 지내신 ‘양봉업계의 거두’ 고(故) 조상균 선생님이셨어요.”

그분께 양봉 수업을 들은지 1년쯤 지났을까. 갑자기 집주인에게 문자 한 통이 날아왔다. 내가 세 들어 살고 있는 다가구 주택이 팔렸다며 이사를 나가 달라는 거였다.

아직 귀촌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문제는 돈이었다. 집 보증금을 빼도 이런저런 대출을 갚고 나면 전 재산 탈탈 털어 1000만원뿐인데 이걸로 귀촌이 가능할지 고민이 컸다. 걱정에 빠진 나를 묵묵히 지켜보던 아내는 며칠 뒤 호탕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지금껏 살면서 한 번이라도 밥 굶은 적 있어요? 한 달에 한두 번 치킨도 사 먹고 동남아 같은 데 배낭여행도 가고 그랬잖아요. 전 더 바라는 게 없어요. 고민할 게 뭐 있나요? 그냥 귀촌합시다.”

아내는 천성이 낙천적이다. 어떤 상황에 부닥쳐도 긍정적이고 겁이 없다. 섬세하고 걱정 많은 나랑은 정반대 기질이다. 큰 결정을 내릴 때면 아내의 밝고 용감한 태도가 그렇게 든든하고 고마울 수가 없다. 아내 말대로 귀촌을 결심하고 나니, 신기하게도 일이 술술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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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 들고 귀촌한 초짜, 연 1억 버는 ‘달달한 비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4912



박형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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