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대선 기자] KIA가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한 두산을 제물로 5할 승률 복귀에 성공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7차전에서 11-3으로 승리했다.경기 종료 후 KIA 홍원빈이 미소를 짓고 있다. 2025.06.03 /[email protected]
[OSEN=광주, 이선호 기자] "1라운더 책임감 꼭 부응하고 싶었다".
KIA 타이거즈 우완 홍원빈(25)이 은퇴를 한다. 2019년 2차 1라운드에 낙점을 받은 유망주였다. 부상과 제구 이슈 등 여러가지 벽에 부딪혀 6년동안 1군 데뷔 기회를 얻지 못했다. 올해 절치부심 노력 끝에 스프링캠프에서 실마리를 찾았고 시범경기 등판에 이어 6월 감격적인 1군 데뷔도 했다.
6월3일 잠실 두산전이었다. 11-2로 크게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를 마치고 자신의 이름을 크게 외치는 3루 응원석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회한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 7년간 포기하지 않고 버틴 결실이었다. 등판 결과는 1이닝 1실점. 다음등판에서는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4실점했다. 두 경기는 그에게 은퇴라는 결심으로 이이졌다.
2군에서 마무리 투수로 뛰었고 향후 1군의 주력 필승맨으로 발돋음 가능성도 기대했다. 그러나 1군 2경기를 뛴 이후 2군에 내려갔고 이후 반등을 이루지 못했다. 고민의 시간이 깊어졌다. 시즌 끝날때쯤 구단에게 은퇴의사를 밝혔다. 구단은 만류했지만 야구공부를 위해 미국유학을 가겠다는 의지를 꺾지 못했다. 최고 154km를 던지는 혈기방장한 25살 투수의 돌연한 은퇴에 아쉬운 눈길이 쏠리고 있다.
25일 오전 OSEN과 전화인터뷰에 응한 홍원빈은 "갑자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작년부터 조금 생각을 해왔다. 올해 시작할 때 안되면 그만두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했다. 1군에 다녀와보니 오히려 느꼈던 점이 많았다. 노력한 만큼 나오는 일이 있고 안되는 일이 있다. 노력해서 열심히 해도 프로라는 무대는 한순간에 없어진다. 노력과 시간 만큼 얻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두산과의 데뷔전도 기억했다. "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오히려 미련이 없었다. 3루 관중석을 보면서 그런 표정을 지은 것은 일부러 한 것은 아니지만 노력끝에 결실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영상보면 7년 간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시간이 남아서 감사할 뿐이다"며 웃었다.
구단도 만류만 한 것은 아니었다. 성실함을 보고 직원 제의까지 했다. "구단에서도 전력분석에서 일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주셨다. 아직은 내 능력으로는 구단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같고 말씀 드렸다. 미국가서 야구도 해보고 공부도 하고 능력을 키우겠다. 그때가 되면 더 도음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아직은 확실한 진로를 결정하지 않았다. 미국으로 건너가 다양한 야구관련 경험을 하면서 전공을 선택한다. "스포츠 경영학과 스포츠 심리학에 관심이 있다. 앞으로 10년을 보고 열심히 하겠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 한 달 후에 드라이브라인과 트레드 어슬레틱스에 가보겠다. 야구 플레이어로 공만 던졌는데 야구 전문업체 가서 어떤 일이 있은지 보고 전공을 선택할 것이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야구선수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플레이어로 뛸 수 있는 공간과 여지는 많다. "물론 야구를 할 수도 있다. 또 어떤 기회가 생길지 모른다. 공부를 하면서 대학리그 또는 교육리그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다. 시야를 넓이고 싶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1라운드 지명자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미안함도 전했다. "상위 라운드 지명받았기 때문에 남이 말하지 않아도 내가 느끼는 책임과 기대감에 부응하겠다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계속 부상 당하고 경기에 못던져도 포기하지 않은 것도 부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항상 팬들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그분들도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