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캐리 레이크 미국 글로벌미디어국(USAGM) 대표 대행은 최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달 28일부터 일부 대북 방송을 다시 시작했다”고 밝혔다. USAGM은 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을 총괄하는 기구다.
레이크 대행은 방송이 한국어로 송출되고 있다는 사실만 확인했을 뿐,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한국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글이 논의에 반영됐다”고 언급했다. NK뉴스는 이를 지난달 25일 한·미 정상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숙청 또는 혁명처럼 보인다”고 썼다가 회담 자리에서 오해라며 정정한 글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국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과 군 라디오 방송을 중단한 상황에서 VOA가 방송을 재개한 것이 주목된다. NK뉴스는 “이를 상쇄하기 위한 조치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VOA 내부에서는 실제 대북 방송용 콘텐트 제작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레이크 대행은 지난달 VOA를 비롯한 정부 지원 국제방송사를 감독하는 기관에서 500명 이상을 줄이는 인력 감축(RIF)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연방 판사가 VOA 이사 마이클 아브라모위츠의 해임을 막은 지 하루 만에 발표됐다.
레이크 대행은 성명을 통해 “정규직 공무원 532개 일자리를 없애는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며 “이번 조치 이후에도 법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오히려 기능 향상이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수개월간 망가진 기관의 기능을 개선하고 해외에서 미국의 목소리가 가장 중요한 곳에 들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행정부는 법원 서류를 통해 VOA 직원 486명과 타 기관 직원 46명에게 감원 통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VOA는 86명만 근무 중이고 512명이 행정 휴직 상태다. VOA 노조는 “트럼프 행정부의 감원안은 불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