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주드 벨링엄(22, 레알 마드리드)의 동생 조브 벨링엄(20, 도르트문트)이 여전히 '적응기'를 보내고 있다. 큰 기대를 안고 독일 무대에 입성했지만, 니코 코바치(54) 감독은 차분하게 시간을 두고 성장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독일 '키커'는 24일(한국시간) "조브 벨링엄이 아직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원하는 만큼의 역할을 맡지 못하고 있다. 코바치 감독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지난 주말 VfL 볼프스부르크전에서 조브가 뛴 시간은 고작 14분 남짓. 공을 7번 만지고, 스프린트 2번, 경합 1번이 전부였다. 팀이 리드를 지키는 데 집중하는 시간대에 투입된 만큼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긴 어려웠다. 올 시즌 공식전 출전 시간은 총 221분. 전체 가능 시간(540분)의 약 41%를 소화한 셈이다. 챔피언십(2부)에서 갓 넘어온 20세 신예에게는 나쁘지 않은 수치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는 도르트문트의 여름 최고 영입생(이적료 약 3천만 유로)이자 '벨링엄'이라는 이름값을 달고 온 선수다. 클럽 월드컵에서는 가능성을 비쳤지만, 정작 분데스리가에서는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한때 우니온 베를린전에서 중원 장악력을 보여줬지만, 다른 경기에서는 존재감이 옅었다.
현재 도르트문트 중원은 마르셀 자비처, 펠릭스 은메차가 자리를 잡고 있다. 파스칼 그로스조차 교체 대기 중이고, 카니 추쿠에메카와 율리안 브란트도 출전 시간을 두고 경쟁한다. 이 치열한 구도 속에서 조브는 아직 '조커'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
코바치 감독은 "여기서 계약하는 건 단순히 돈이 좋은 게 아니라,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라며 냉정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브는 재능이 있는 선수다. 하지만 잉글랜드 2부에서 뛰다 온 만큼 적응이 필요하다. 선덜랜드와 도르트문트는 큰 차이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모든 경기에서 출전 시간을 얻었다. 발전 속도에 만족한다. 그러나 아직 두 달 만에 내가 원하는 걸 모두 습득할 수는 없다. 과정이 필요하다"라며 성급한 기대를 경계했다. 특히 "이름값 때문에 과도한 압박을 줘서는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흥미로운 점은 잡음이 구단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두 번째 공식전인 장크트 파울리전에서 전반 종료 후 교체됐을 때, 아버지이자 에이전트인 마크 벨링엄이 클럽 수뇌부와 격렬히 논쟁을 벌인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키커는 "이 문제는 당분간 도르트문트를 따라다닐 수 있다. 코바치 감독은 의도적으로 속도를 늦추며 벨링엄에 대한 기대를 조절하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핵심은 인내다. 조브 벨링엄은 '이름값'을 보여주기보다 아직 '성장 과정'에 있는 선수다. 도르트문트가 그에게 원하는 건 당장의 폭발력이 아니라, 시간이 주는 단단한 성장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