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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없다' 박희순 "박찬욱 감독작 출연, 母·♥박예진 기도할 정도로 숙원" [인터뷰①]

OSEN

2025.09.24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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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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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종로, 연휘선 기자]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배우 박희순이 아내 박예진이 기도 목록에 올릴 정도로 박찬욱 감독과의 호흡이 오랜 숙원임을 밝혔다. 

박희순은 25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자 이병헌, 손예진 등 톱배우들과의 만남으로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이 가운데 박희순은 만수의 재취업 경쟁자 최선출 역을 맡아 열연했다.

박희순은 특히 "'박찬욱 감독' 작품 오랜 숙원이었다.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심지어 저희 어머니와 아내도 너무 잘 안다. 제가 감독님을 너무 좋아하는 걸. 그래서 두 사람의 기도 목록에 항상 있었다. 박찬욱 감독님과 우리 아들, 남편이 작업하게 해달라고. 두 분 다 본인 일처럼 너무 기뻐하셨다. 감독님께는 이 사실은 얘기 안 했다. 다른 감독은 기도 리스트에 없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제가 연극을 극단 목화에서 시작했는데 가장 연극적인 연극을 만드는 집단이다. 굉장히 실험적이고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전통적인 것도 만들고 실험적인 것도 만들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며 앞서가는 연극을 만드는 집단이다. 거기 선생님과 작업을 하다 보니, 그런 류의 작업에 굉장히 익숙해지고 또 도전해 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제가 영화를 봤을 때 가장 영화적인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박찬욱 감독님 같았다. 그 분의 예술세계는 무엇일지 경험해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라고 밝혔다. 

실제 작업한 박찬욱 감독은 어땠을까. 박희순은 "보통 드라마 대본을 보면 지문에 감정까지 나와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엔 여백이 많았다. 배우들이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남겨뒀다. 어떤 배우들은 감독님한테 여쭤봐서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묻고 힌트도 얻는데 저는 이 상상력을 나의 상상력과 감독님의 상상력이 어느 지점에서 맞닿는지 한번 부딪혀 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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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오히려 이병헌 씨가 고생을 많이 했을 거다. 대본에 있는 표현이 아닌, 생각지 못한 반응이 나오니까. 자기 이빨 뽑는데 숨 넘어갈 정도로 놀라리라 생각을 못했을 거다. 정말 좋은 배우라는 게 내가 어떤 돌발상황을 해도 다 받아주고 거기에 대처하는 걸 보고 역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라고 호평했다. 

이 밖에도 박희순은 "감독님이 술 먹고 옆구리를 두 번 치는 선출의 설정을 지문에 넣어주셨는데 그걸 잘 모르겠더라. 술 먹고 취임해 같은 것이긴 한데, 어떤 용도로 어떤 의도로 쓰였는지 모르겠어서 여쭤봤다. '이지 라이더'에서 잭 니콜슨이 위스키를 마시며 하는 행동이라고 하시더라. 굉장히 강렬했다. 이걸 선출이 하면 어떨지 궁금했다. 초반에 간단하게 먹을 땐 가볍게 하고 만취 했을 땐 몸이 흔들릴 정도로 더 세게 하도록 과장시켰다. 그래서 감독님이나 이병헌 배우가 예상했던 것의 조금 더 과장된 몸짓이 나왔기 때문에 오히려 좋아하셨다. 병헌 씨는 처음엔 공옥진 여사가 오신 줄 알았다고 하면서 잘 받아주더라"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찬욱 감독님의 상상력에 제지를 당한 건 없었다. 감독님이 철두철미하고 계획적이고 자기 머리에 모든 씬이 다 정리가 돼 있는 분인데 희안한 건 돌발 변수나 배우의 상상력에 대해선 굉장히 열려있다. 그래서 많이 수용을 해주셨고, 덧붙여서 이렇게 가면 더 재미있다고 더 크게 만들어주시는 게 있었다"라며 "그 중에 하나가 대본 보며 걸린 게 화장실에서 만수와 만났을 때"라고 설명했다.

박희순은 "나중에 술 한 잔 하러 오자고 했을 때 내 얼굴도 한번 보지 못한 사람을 집에 들이는 건 아무리 사람이 좋아도 저한텐 납득이 안 됐다. 얼굴을 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감독님이 다시 돌아와서 5만원 넣어서 술집에 가 있으라고 하는 씬을 넣어준 것"이라며 "호탕하고 마초적인 면이 있지만 사람에게 정이 있는 인물로 포장이 된 거다. 윗사람에게 제가 해결하겠다는 식의 모습도 보이고, 후배들에게 술 사면서 바베큐 먹으러 오라는 모습도 있고, 짧지만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계기가 됐다"라고 밝혔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 [email protected]

[사진] CJ ENM 제공.


연휘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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