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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광모 “中 경쟁사, 4배 자원 투입”···사장단에 “할 일 많다”

중앙일보

2025.09.25 00:20 2025.09.25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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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인도 벵갈루루와 뉴델리,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방문해 미래전략을 점검했다. 구 회장이(왼쪽 세 번째)가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찾아 에어컨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우리보다 자본이나 인력을 4배 이상 투입하는 중국 경쟁사들을 이기려면 ‘선택과 집중’으로 구조적이고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25일 LG에 따르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24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사장단 회의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구 회장은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사업의 선택과 집중, R&D(연구·개발)를 통한 차별적 경쟁력 확보, 구조적 수익 체질 개선 등 크게 세 가지 과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각사 최고디지털책임자(CDO) 40여 명이 참석했다. LG는 분기마다 사장단 회의를 열어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사장단 회의에서 “도전적 목표를 세우자”며 중국의 비약적 성장을 언급했던 구 회장은 올해 들어 한층 더 직접적으로 ‘중국 대응 전략’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 6월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를 찾아 중국 업체들의 가전 시장 공세를 점검하면서는 “5년 뒤를 내다보고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전략을 짜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2월 인도 벵갈루루와 뉴델리를 방문했을 때도 “중국 기업과의 차별화 전략, 지속 가능한 1등이 되기 위한 방안을 준비하고 실현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계열사 대부분은 중국의 거센 추격에 직면해 있거나 이미 추월 당했다. LG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고, 현재 전 사업부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 중이다. LG화학 역시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로 정부로부터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 회장은 불확실한 글로벌 경쟁 환경을 돌파할 해법으로 ‘인공지능 전환(AX)’을 꼽았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거의 모든 산업에서 한국을 바짝 따라붙은 상황에선 AI를 활용한 생산성 제고와 원가 절감에 승부가 달렸다는 뜻”이라고 풀이한다. LG 그룹 내에선 AX 사례 공유도 활발하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8월 ‘AX 온라인 세미나’에서 원래 3~4주가 걸리던 디스플레이 설계 시간을 AI를 활용해 8시간으로 단축한 사례를 소개했다. LG 관계자는 “AX에선 명확한 목표 설정과 빠른 실행이 필수적이라는 데 경영진들이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구 회장은 “직원들에게 회사는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곳인 만큼 최고 경영진들이 구성원의 안전에 대해서도 세심히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체포 사태와 관련한 발언이라고 LG그룹은 설명했다. 구 회장은 사건 직후 주요 경영진과 실시간으로 긴밀하게 소통하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대응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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